환경재난이 날로 심각해지자 각국에서는 국제환경범죄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를 들면 닛소 사건인데, 일본 토치기 현의 산업폐기물 처리업자는 의료 폐기물을 재생용 종이라고 속여 필리핀에 불법 수출했다가 문제가 됐다.
일본에서 재생용 종이를 수입해서 쓰고 있는 우리로서는 여간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우리 나라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도 분리수거만 제대로 한다면 굳이 외국에서 쓰레기더미를 수입하지 않아도 되고 쓰레기 처리 문제도 더불어 해결될 수 있을 터인데…
이런 문제는 정부에 맡기고 있기보다 우리 서민들이 나서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그것은 마을마다 자발적으로 분리수거 및 재활용 실천을 제도화해서 쓰레기나 폐기물을 줄이는 일이다. 얼마 전 마산의 삼계리에 있는 친구 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토요일 오후, 친구는 아이들의 운동화가 필요하다며 신발가게가 아닌 공원으로 나갔다. 거기서 주민들은 각자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들고 나와 돗자리에 펼쳐놓은 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
친구는 꽤 신을 만한 고급 운동화 한 켤레를 200원에 사 가지고 돌아왔다.
뜻 있는 젊은이 몇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이 모임 덕분에 이제 토요일이면 마을 주민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 모여 놀이도 즐기고, 자신들에겐 소용 닿지 않는 물건을 내다 팔기도 하면서 이웃간의 우정을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고 한다.
친구는 형제가 많지 않은 요즘 아이들은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자라기 쉬운데 이렇게 자주 모이게 되니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우정이 싹터 형제처럼 지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함께 어울리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주변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어 때로는 몇몇 가족이 도시락을 싸들고 나와 근처에 있는 광려천을 청소하기도 하고 마을 도서관에 모여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을 만들어 잃어버린 동심을 찾고 아이들을 이해하며 어른과 아이가 하나가 되는 일거 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예수께서는 어린이와 같아지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하셨다. 이 말을 환경위기시대에 적용시키면 우리가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환경문제를 해결 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삼계리 사람들의 사는 모습은 내겐 아주 신선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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