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의 첫 설 연휴기간 중에 2700여만명의 민족대이동. 서기 2000년뉴 밀레니엄 시대에 처음 맞이한 우리 민족 고유의 설날이었기에 감회도 컸고 유별났다.
지난 해의 설은 IMF체제의 극심했던 한파 속에서 설다운 설을 지내기 어려웠었다. 그래서일까?올해는 지난 해보다 다소 나아진 경기상승으로 지난 3일부터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었고, 백화점이나 대규모 할인매장의 이색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최고의 품질 명품 선물세트 중엔 50만원에서 100만원짜리가 인기상품 진열대를 장식했고. 유명 스키장이 특히 예년에 없이 붐볐고 온천 등 동해의 관광명소는 또 한번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러나 실향민의 한 사람인 나로서는 서부전선 통일동산 까치봉 기도의 집을 찾고 실향민들의 망향제에 마음을 쓰며 울적한 설연휴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새천년을 맞은 올해가 이땅에 동족상잔의 6.25가 발발한지 50주년이 되는 해가 아닌가!
탈북자 문제와 북한 인권탄압
탈북자는 난민이다 라는 기사와 북한 인권에의 침묵을 깨라는 논설을 읽으며 50년이 지난 지금 북한과 북한주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이슈가 되었다.
제네바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실 본부가 탈북자를 좥난민좦으로 볼 수 없느냐는 국내모일간지의 질의에 대해 강제 송환될 위기에 처한 탈북자라면 탈북이유가 경제적인 것이든, 정치적인 것이든 관계없이 난민으로 간주한다고 통보해왔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난민협약 33조에 안전에 위협이 있는 사람을 돌려보내서는 안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던 탈북자 7명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건을 놓고 외교통상부 장관이 외교미숙으로 경질되었고, 언론 안에서도 탈북자 보도방식과 태도를 놓고 치열한 지상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우리 정부의 조용한 외교 가 상징하듯 이 문제는 조용히 덮혀지고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조용히 잊혀져가고 있다. 탈북자 문제가 풀리지 않고 탈북자 정책이 다시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바탕 소동이 그를 7명의 탈북자들 삶에 무엇을 주었 느냐는 반성조차없이그런 가운데 프랑스 지식인과 시민들이 최근 작년 3월에 이어 북한수용소의 처참한 실상과 세계가 침묵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또 발표했다.
이들 지식인들은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은 지독한 동토의 왕국인 북한의 인권탄압을 또하나의 홀로코스트(Holocaust대량학살)로 규정했다.
북한 인권탄압이 지금까지 인류역사상 가장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로 규탄받고 있는 홀로코스트와 같다는 주장은 충격적이다. 그리고 저들의 행동하는 지성은 동포의 고통에 침묵해온 우리의 무기력함을 자괴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는 국제여론의 사각지대에 묻혀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3월 프랑스 지식인들이 성명서를 내면서 세계 지식인 사회의 관심 사로 떠올랐고, 이후 미국, 유럽 등지에서 북한 주민의 참상이 고발될 정도였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일본 지식인 51명의 북한 민중을 위한 인권선언 발표가 이어졌지만 코소보나 동티모르에 비하면 관심도가 훨씬 뒤떨어지는 수준이었으니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북한인권은 국제사회가 나서기 전에 같은 민족인 우리가 먼저 관심을 환기시키고 직접 개선을 촉구하고 앞장서야 할 사안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등 현실론에 따라 애써 눈감아왔고,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햇볕정책이 주는 강박관념에서 제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경제적인 지원보다 탈북자 수용이 우선
조용한 외교를 표방한 나머지 중국과 러시아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탈북자 7명을 사지에 몰아넣은 정부는 프랑스 지식인들의 외침을 귀담아 듣고 탈북자 정책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야한다.
탈북자가 생기지 않도록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탈북자를 수용하고 지원하는 문제는 당장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2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탈북자를 끌어안지 못하면서 2000만 북한동포를 포용하겠다? 말도 안된다.그래서 나는 실향민으로서 이땅의 지식인으로서 설연휴를 보내며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생각과 북한의 인권문제는 내가 나서서라도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된다.
아아, 내가 만일 아직도 동토의 왕국에 살고 있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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