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쇄신이다. 성령이 함께 하는 교회 안에서는 언제나 끊임없이 쇄신이 이뤄진다. 하느님의 뜻에 더 가깝게 가기 위해 끝없이 스스로 변하지 않는 교회는 정체되고 머물러 있게 마련이고 그렇게 머물러 있는 교회는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진다. 새 천년을 열면서 아시아의 주교들과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회의 쇄신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FABC)는 1월3일부터 12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제7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총회에서 아시아 21개국 200여명의 교회 구성원들은 아시아의 하느님 백성들을 위해 교회가 어떻게 하면 사랑과 봉사의 사명을 충실하게 완수할 수 있겠는지를 열흘 동안 논의했다. 여기서 참석자들은 아시아 대륙에서 참으로 「아시아 교회」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이것은 현재 아시아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절실한 문제 의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시아가 됨」의 문제는 사실 오늘날 아시아 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과제이다. 아시아는 가장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대륙이고 어느 대륙 못지 않은 높은 수준의 정신 문화, 전통을 건설해온 대륙이다.
그만큼 그리스도교를 구원의 종교로 선포하기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대륙이다. 불교와 유교,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는 불과 몇 %에 지나지 않는 낮은 복음화율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그 동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교회들은 다분히 서구, 서양 지향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해왔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 교회의 쇄신을 위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 각자 위치에서 복음적인 삶을 살고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 복음의 선포는 구체적인 아시아의 현실과 지역교회 상황, 전통과 문화가 충분히 고려된, 한마디로 토착화된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참석자들은 나아가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백성들 안에 어떻게 사랑과 봉사의 사명을 구현하는가 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이제 아시아 교회들은 서로 깊은 연대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교회 역시 아시아의 이웃 나라들과 깊은 형제적 연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는 아시아를 더 깊이 사랑하고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FABC의 각종 교육 프로그램, 연대 활동 들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