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한해의 계획은 새해 원단에 한다고 했다. 그리스도인에게 올해는 새 천년의 계획과 포부를 다지는 한 천년의 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또한 새 천년의 출발을 가늠하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다. 이미 지난 해부터 선거를 향한 도정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 언론과 각종 매스컴을 통해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음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부끄러움은 한때라는 양 다시 그리스도의 뜻과 사 랑을 들먹이는 이들 앞에….
「4.13총선」으로 우리 역사에 기록될 올 총선은 그러나 여느 때의 국회의원 선거와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우리 가톨릭인들에겐. 이는 올해를 믿는자만이 아닌 모든 이의 대희년으로 선포하고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새롭게 체험하고자 하는 뜻에서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지난 해 국기마저 뒤흔든 「옷사건」을 통해 우리는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이 어느 정도까지 추해질 수 있는가 목도했다. 하나같이 『성서를 두고 맹세한다』던 여인들은 사익을 위해선 믿음 마저 팔아치우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역겨움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2월 24일 대희년 개막 예식에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열어제치며 『정의의 문을 제게 열어 주소서』라고 외쳤다. 묵상컨대 「정의의 문」이 나 자신으로부터 열리지 않으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대희년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닐까. 선량을 뽑는다는 것은 나를 위할 수 있는 이를 대리자로 내세운다는 의미에 앞서 모두를 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세우는 일이다. 선거가 나의 일이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일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는 선택, 자꾸 나를 향해서만 굽는 손으로는 나눔과 희망의 대희년, 새로남의 새 천년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대희년, 자신의 마음 속에 버티고 선 사욕의 벽을 허물어내고 이웃을 위한 선택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일이다. 그 과정에서 나를 찾고 이웃을 찾는다면 그 선택이 야말로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것이 될 것이다. 그 길에 올바른 선량을 뽑는 일이 하나의 마디로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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