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대림 제3주일은 주교회의가 제정한 제16회 자선주일이다. 자선주일을 대림 제3주일로 제정한 것은 시기적으로 성탄절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며, 연말의 불우이웃돕기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진다. 거리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내걸리고 코흘리개 꼬마로부터 나이많은 할머니까지 오가는 사람들의 쌈지돈이 모아져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해지는 계절인 것이다.
우리는 자선냄비에 모아지는 성금이 매년 늘어났다는 통계발표를 접해왔다. 이같은 자선냄비의 성금증가 현상은 불쌍한 이웃들을 돕는 데는 부자들의 거액희사 보다 서민들의 작은 정성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고 있다.
오늘 전국 모든 본당에서 실시하는 2차헌금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토록 하자. 주머니 돈, 적은 돈이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좥자선활동은 단순히 불우한 이를 돕는다는 인간적인 차원의 행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앙인의 표지좦라고 배워온 우리들이 아니던가.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제16회 자선주일 담화문을 통해 『자비는 관심이며,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는 관대함이며, 그 아픔과 고통에 대한 치유』라고 밝히고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대희년의 마지막 준비를 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참으로 올해 성탄절은 2000년 대희년을 여는 크나큰 축제일이다. 그 축제일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는 세상의 유일한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우리의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이다.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어 가장 가난한 자로 사셨으며, 가장 가난한 이들을 벗으로 삼으셨던 그분의 모범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20세기 마지막 자선주일을 맞아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시대조류를 뛰어넘어야 한다. 자신들의 소리를 낼 수 없는 힘없는 이들, 인간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화를 획득할 수 없는 빈곤한 이들, 사회로부터 편견과 질시로 주변으로 밀려난 이들,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한 소외된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제 복지시설 등 불우이웃을 방문하면서 새해, 새천년을 준비하는 마음자세를 가다듬도록 하자. 타인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함께 살아가기 보다는 경쟁만을, 남을 섬기기보다 지배하기를 추구해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는 계기로 삼자. 자선은 신앙인으로서 최소한의 의무임을 잊지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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