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열린 「제3회 갈릴래아 축제」는 일반인과 청소년들이 수도생활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수사」들이 직접 들려주는 수도생활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 기쁨에 넘치는 수련자대회의 풍경을 담은 영상, 경건하고 엄숙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갖가지 끼를 펼친 장기자랑에 이르기까지 우리 곁에 다가와 무대에 선 그들의 모습은 평상시의 범접하기 어려운 느낌을 넘어서 친근함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교회의 역사는 200년을 넘어섰지만 교회 안에서 성화의 몫을 맡아온 수도자들 특히 남자수도자인 「수사」에 관한 이해는 매우 부족하다. 길지 않은 역사, 적은 숫자, 지원자의 감소 등이 한국남자수도회가 처한 좁다란 현실이다.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을 부르셨듯 「갈릴래아 축제」를 통해 수도성소자들을 부르고 있지만 성소자 발굴의 「황금어장」인 본당의 97.5%를 교구·전교회 사제들이 맡고 있는 현실에서 수도회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남자수도회들은 그동안 교육, 사회복지, 매스콤 등 교구의 손실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나름의 복음적 활동들을 수행해 왔으며 많은 이들이 영신적 도움을 수도회에서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오늘날 자본주의, 세속주의 세계 속에서도 좬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각자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던좭 예루살렘 초대 공동체의 삶을 실현하며 공동체 사회에 대한 희망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기도 한다.
수도회가 고유의 카리스마에 충실하고 신앙인의 살아있는 표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수도회간 연대를 모색하는 모습들은 속인(俗人)인 우리들에게는 눈물겹도록 감사할 따름이다. 수도원을 가리켜 『불러볼 이름도 불러줄 이름도 없지만 오로지 한평생 주님과의 대화 속에서 생활의 잡초를 뽑는 영혼들의 양지』라고 노래했던 한 신부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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