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에 울려퍼지던 시민들의 함성이 고이 잠든 5·18묘역. 5월 영령들의 피울음 섞인 외침은 잠들었지만 그들이 남긴 상흔은 유족들과 5·18을 함께 겪었던 이들에게는 여전히 생생하기만 하다.
5·18 신묘역의 넓디넓은 광장, 하늘높이 우뚝솟은 추모탑, 질서정연하게 단장된 묘비와 무덤, 끊이지 않는 사람들의 발길….
80년 5월을 민주화로 포장하는 이런 일들이 영령들과 이 땅에 남은 피해자들에게는 위로가 되질 않는다.
80년 당시 15살의 나이로 민중항쟁에 뛰어들었던 아들의 모습을 지워버리지 못하는 송영도 (데레사,광주 봉선동본당)씨. 20년의 세월동안 매일같이 망월동을 찾아와 아들을 만나지만 묘비 앞에 서면 억울한 눈물만 흐를 뿐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이고 아들아… 아이고 내 아들아…』
탄식의 오열은 행방불명자의 묘역에서도 이어진다. 행불자의 묘역에서 시선을 잃은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유족들은 아들의, 남편의, 친구의 묘 앞에서 꽃을 놓고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더 목이 메인다.
많은 행불자의 수를 대신하듯 커다랗기만 한 행불자 묘역 또한 성년이 된 5·18을 기리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행불자 가족들의 상처는 아직까지 아물지 않고있다.
기나긴 세월 속에서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되고, 폭도가 민주투사가 되고, 쓰레기차에 실려왔던 시신들이 안장된 공원묘지가 성지가 됐지만 흘러가는 시간만으로는 가슴에 맺힌 5·18의 아픔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5월의 광주는 20년 지난 오늘 술렁이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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