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신자로 부르심을 받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도직에 부르심을 받는 것이다.』(평신도 사도직 교령, 2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이 선언은 그것을 상아탑에 적용해 보면 가톨릭 교수들, 지성인들, 학생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커다란 도전이다. 신자들의 사도적 투신은 전 교회의 생명력과 영적 성장의 징표이다.
오늘날 이들의 사도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성을 띠고 있다. 왜냐 하면 현대에 와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문화의 세속화, 기술의 진보, 사회 과학 및 인간학 분야의 발전 등은 인간과 하느님과 세계에 대한 질문들을 제기하며, 특히 신자들에게는 과학적 지식과 신앙, 기술과 인간간의 대결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도직은 전문적 관계, 공통의 문화적 관심, 서로 다른 부문의 대학 활동에서의 일상 생활 나눔에서 시작하고 발전한다.
이들은 우선 활발하고 진지한 학문 활동을 통하여 신앙과 이성의 기원은 하느님이므로 이들간에는 결코 어떠한 모순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증거해야 한다. 모든 학문 분야의 탐구는 그것이 참으로 과학적인 방법을 따르고 윤리 규범을 다라 이루어진다면, 절대로 신앙에 대립 될 수 없는 것이다.
가톨릭 지성인들은 현대의 문화적 가치들과 표현들을 신앙의 빛으로 비추어 인간과 하느님에 대한 진리를 벗어난 부분들은 교정하고 정화해야 한다. (요한 바오로 2세, 진리의 광채, 31항 참조)
그렇게 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가톨릭 지성인들은 복음과 문화의 대화에 나서서 문화를 복음화하고 복음을 토착화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이일을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가톨릭 지성인들은 자신의 삶의 심오하고 궁극적인 의미를 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원 메시지에서 찾으면서 학문적 진지성, 진리에의 투신, 유능한 전문인 양성, 이 사회의 긴박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책 탐구 등에 있어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톨릭 교육자로서의 우선적 사명은 학문적 지식에 있어서나 신앙 증거에 있어서나 뛰어난, 그리스도교 윤리를 진지하게 실천하며 보다 정의롭고 형제애 넘치는 새로운 사회를 이 땅에 건설하는 일에 헌신적으로 투신할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완전한 문화를 촉진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이들이 우리 문화를 복음의 힘으로 창조하고 쇄신하고 변혁하는데 적극적, 효과적으로 이바지하게 하는 일이다.
가톨릭 교수들은 대학 문화에 교회가 현존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동료들과 학생들을 존중하고 이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아갈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신자 교수의 사도적 투신은 자신이 『품은 희망에 대해서 누가 그에게 그 사연을 묻든 언제나 해명할 준비를 갖추고 은유와 두려움 그리고 선한 양심으로 해명하는』 (1 베드 3,15, 16) 새로운 인간을 증거하는 것이다.
물론 대학은 사회의 작은 부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그 양적인 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불행히도 일부 대학 사회에서는 가톨릭 지성인 상이 거의 실종되어 버린 것 같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언제나 자기들 곁에서 품격 높은 조언과 충고를 해줄 스승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가톨릭 교수의 이러한 증거는 물론 종교적 주제를 갖고 학문을 전수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때로는 준거점과 확실성을 추구하며 지도를 요청하는 젊은이들에게 능동적으로 귀기울이며 궁극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향해 지평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내일이 바로 여기 달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개인적으로만이 아니라 동료들과 학생들과 조직적으로 수행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대학에 있는 신자들이 친교와 일치를 증거하는 일은 매우 긴요한 복음화의 수단이다.
이러한 사명을 수행해나가면서 가톨릭 지성인들은 끊임 없는 분석을 통해 현대 세계가 당면해 있는 문명의 위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실현되는 평화, 연대, 정의, 자유의 보편 가치들에 기초하는 사랑의 문명으로 대처하는』 (제삼천년기 52항) 새로운 방법을 탄묵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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