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적 21세기에 즈음하여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이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유전인자를 조작하고 복제인간을 실현시키려는 하느님의 섭리에 어긋난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신앙인의 마음과 의식에는 하루 하루가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김없이 21세기를 여는 올해에도 부활절은 봄에 꽃이 피듯이 우리를 찾아왔기에 예수님의 부활의 의미를 생각해 봄은 더없이 유익하다고 본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고 영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 죄인을 위하여 예수님께서 당신의 몸을 산 제물로 삼아 십자가 제단에서 산 제사를 드려 죽으신 지 사흘만에 다시 살아 부활하심으로써 그 성혈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깨끗이 씻어 주시어 거듭나게 하시었다. 영생의 희망을 이루어 주셨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하느님의 사랑이요, 은총인가! 이것이 바로 부활의 참뜻이라고 본다. 병아리가 달걀 껍질을 깨고 나오듯이 독선과 아집의 틀을 달걀을 깨듯이 깨자! 그래야 우리도 부활의 신비를 몸으로 살아낼 수 있다. 영혼의 부활 없이는 육신의 부활은 생각할 수도 없다.
몇 년 전에 부활절을 맞아 예루살렘 골고타 언덕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자리에서 새벽에 미사를 올리고 감격의 순간을 기도하면서 맞이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의 뇌리를 스치는 한 마디가 있었다. 『죽는 자리가 바로 부활하는 자리다!』구약은 끝나고 신약이 왔다. 하느님의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이 『부활하신 주님』이시다.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 제자들을 찾아 주시고 아침상을 차려주시고 당신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배반했던 시몬 베드로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하게 하심으로 사도들의 첫 자리를 선물해 주셨고 절망에 울던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행복한 부활의 기쁨과 소망을 채워 주셨고 불신의 사도 토마스에게 믿음의 선물을 다시 주시어 삶의 의미를 되찾아 주셨다. 또, 당신과 운명을 함께 하셨던 성모 마리아께는 하늘의 여왕이 되는 은총을 선물하셨다.
그처럼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은 오늘도 살아 계시며 우리와 함께 계셔서 험하고 메마른 세상을 걸어가는 우리와 동행하시며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고 맘을 뜨겁게 하시고 피곤치 않게 하시고 위험한 곳에 이를 때에도 주님 손으로 덮어 주시어 보호해주신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당신의 은총으로 축복된 삶을 선물해 주신다. 그분은 우리의 요구를 아시는 분이기에 우도가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하고 청했을 때처럼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고 당신께 간절히 구하기만 하면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하셨듯이 우리의 요구를 채워 주시고 계획을 이루게 하시고 가정과 기업과 나라와 교회 안에 필요한 모든 축복을 허락하심을 본다. 힘과 능력과 구원의 확신 속에 살게 하시는 그 분은 때때로 피곤한 삶의 현장 속에서 몸부림치는 우리에게 조용히 다가 오셔서 우리를 위로
하시고 소망을 주시며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요한 11, 25)하고 속삭여 주신다.
부활하셔서 육신으로 찾아오신 살아 계신 주님을 우리 삶에 모시자. 우리를 승리자의 대열에 들게 하시는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영적인 대변혁을 이 땅에서 이루자.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 빛을 주는 의미있는 부활절을 만들자. 사랑으로 죽는 자, 죽는 그 자리에서 부활함을 믿자. 이 진리를 몸으로 살아내어 부활하신 예수님의 분신인 교회가 되자! 우리도 사도 바오로처럼 외쳐 보자.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같이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필립비 3,10~11).
자, 이제 부활의 에너지를 재충전하자!
첫째로 이를 위하여 습관적이고 안일한 신앙생활의 태도를 벗어 던지자! 하느님의 말씀에 죽기까지 순종하셨던 예수님처럼 사악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있는 신앙인이셨던 우리 선조들처럼 낡은 속빈 강정의 껍데기적 신앙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어 새로운 모습으로 하느님 말씀을 살아내는 생명력이고 활기찬 부활신앙의 제모습을 다시 찾자.
둘째로 질병과 고통, 불행 등 죄와 죽음의 연계성으로 인한 절망감과 그릇된 가치관과 집단이기주의적 의식구조와 폐쇄적인 고정관념으로 부터 사고와 행동과 마음의 변화를 통해서 부활의 신비를 살아 부활의 증인이 되는 21세기 혁신운동의 선두주자가 되자.
두려움 없이 부활의 의미를 세상에 심자! 이제는 우리가 부활할 때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자. 십자가의 고통은 한순간이요 부활의 행복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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