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왜곡을 둘러싼 파문이 외교와 국제 문제로 번지고 있다.
사실상 일본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걸핏하면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사실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는 망언이 터져나오곤 했으며 그럴때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성토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 도가 지나치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모든 내용들은 모든 청소년이 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권장하는 것들이다.
그러한 교과서의 내용을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왜곡한다는 것은 진리에 대한 도전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전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러한 악의적 왜곡이 일본 안에서 이어져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국정부가 중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일본의 이같은 의도에 어떻게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인지는 정부의 역량 문제인 동시에 범국민적인 움직임에 달려있다.
우리는 여기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 얼마나 진리를 왜곡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진리의 수호자인 교회 역시 이러한 역사 왜곡의 음험한 시도를 좌절시키는데 일조해야 할 것임을 주장한다.
진리를 생명으로 여기는 가톨릭교회는 지난 대희년에 전세계 인류를 대상으로 역사상의 잘못이 있다면 이에 대해 용서를 청한다는 취지의 예식을 거행했다. 한국교회도 교황의 뜻을 따라 한국교회가 범한 잘못에 대해 성찰하고 용서를 청했다.
우리는 일본의 양심 있는 이들 역시 이러한 과거의 반성을 해왔음을 잘 안다. 일본 가톨릭교회 역시 그 하나이며 다른 어느 일본사람들보다 더 솔직하게 과거를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2월 25일 일본을 방문해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에서 전세계를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일본어를 비롯한 여러 나라 언어로 낭독된 이 메시지에서 교황은 네 번에 걸쳐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을 하는 것은, 장래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 일본 가톨릭교회는 교황의 이러한 촉구가 아니더라도 역사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과오를 반성하며 미래를 향해 개선된 삶의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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