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가톨릭 훨체어 장애인들이 교회 속으로, 세상 밖으로 그들의 자리를 찾기 위해 선교회라는 이름으로 발대식을 갖고 모임을 결성했다.
발대식을 가진 이날 회원은 모두 20명. 집안에 숨어있는 장애인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 우선 몇몇이라도 모여 모임을 갖은 것이다. 「가톨릭 훨체어 선교회」는 어떤 큰 계획을 가지고 모임을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힘을 나누어 교회 안에서 그들의 자리를 만들고 세상 밖으로 그들의 모습을 드러내, 장애인이라면 그들과 함께 하나둘 모이길 바라고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열심한 삶의 모습을 드러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인 것이다.
진정 열린 교회란 무엇인가. 하느님과 사람이 만나고 이웃과 이웃이 만나는데 벽이 없고 허물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설 자리는 세상은 물론 교회 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과연 장애인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마련한 성당이 얼마나 될까. 높은 계단을 올라야만 들어설 수 있는 성당, 좁은 화장실, 훨체어로 넘기 힘든 문턱들…. 성당에 가서 이웃과 친교를 나누고 싶어도 장애인들이 스스로 다닐 수 있는 곳이 없다.
항상 어느 곳을 가든지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같은 현실이 장애인들에게는 교회마저도 그들에게 높다란 벽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그나마 회원들이 발대식을 가진 대구 복현성당은 성당을 들어서는 입구부터 시작해 엘리베이터가 있어 어느 곳이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문턱이 없어 훨체어로 움직여도 척추에 전혀 무리가 가질 않는다. 장애인들에게 벽이 없는 성당인 것이다.
지난 10월 24일 열린 점자악보 후원음악회와 11월 26일 구미 신평본당 주최로 열린 장애인돕기 음악회는 열린 교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그들을 돕는 이같은 음악회보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의 열린 마음을 더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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