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안중근(토마) 의사가 사형을 당한 집행실이 밝혀졌다. 특히 올해가 안의사 순국한지 90년이 되는 해이어서 더욱 값진 결실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여러 단체에서 그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두문불출 노력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국, 일본 등 어디에도 당시와 관련된 문서가 남아있지 않아 애를 태워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상하수도를 관리하던 중국 뤼순 수도국 문서 보관실에서 감옥 배치도가 발견돼 「90년 수수께끼」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는 한국 교회 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교회 역사학자들은 이번에 사형장소가 확인된 것을 계기로 교회내에서 그에 대한 관심과 업적이 널리 전해지고 확산되길 바라고 있다.
한국 교회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오 처단 행위를 살인 행위로 규정했고, 교회의 이러한 시각은 오랫동안 변함이 없었다. 다만 교회 사학자들에 의해 안중근 의거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일련의 노력들이 축적되어왔다. 그러던 중 90년대 초 마침내 한국 교회 고위 성직자가 집전한 미사에서 과거 한국 교회가 안의사에 대한 처신이 잘못됐음을 언급했다.
이젠 한국 교회 차원에서 이러한 숭고한 안의사의 정신을 이어받고 재조명할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업들이 전개돼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펼쳐진 순국 90주년 기념 추모제에서 박창일 신부는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용서 청원에 대해 상시키기며 『한국 교회가 안중근 의사를 살인죄로 단정했던 과오에 대해 사죄하고 용서를 청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현재 극히 일부의 움직임을 제외하고 안의사를 재조명하고 알 수 있는 어떠한 노력들도 교회 내에서 경주되고 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많은 신자들은 안의사가 신자란 사실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2천년 대희년 회개와 용서를 통해 새롭게 거듭날 것을 천명한 한국 교회는 향후 안중근의 삶과 정신에 대한 체계적 고찰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 안중근으로서 뿐 아니라 신자 안중근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 깊은 역사적 조명을 통해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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