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중국 동부지역의 복음화의 산실로, 또 김대건 성인의 수품지로서 그 위용을 자랑하던 금가항 성당의 철거 작업 시간은 불과 7시간여.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순간이었다.
포크레인의 커다란 쇠주먹에 힘없이 스러져가는 금가항 성당. 가슴 한구석이 비수에 찔린듯한 통증을 느끼는 시간도 잠시, 어느새 화물차들이 철거물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부가 매괴당 성당 해건명 신부와 중국신자들의 오열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그간 금가항 성당 보전을 위한 그들과 상해한인공동체의 노력들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철거방침 철회위한 탄원서 제출」 「문화재 지정 요청」 「주위 경관과 어울리게 재건축」 등 금가항 성당 보전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상해시 정부는 무슨 이유인지 이날 철거현장을 관계자 외엔 얼씬도 못하게 철저하게 봉쇄해 놓고 작업을 진행시켰다.
이날 금가항 성당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한국 사람은 단 두사람. 상해한인공동체 지도 김광우 신부와 본 기자다.
사진을 찍지말라는 중국 공안원들과 경찰들의 말을 무시하고 촬영하다 카메라를 뺏길뻔 했던 적도 여러번. 체포의 위험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상해한인공동체 신자들은 철거된 금가항 성당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건 성인이 사제품을 받았던 성당터에 성인의 기념비나 동상을 세우고 싶은 욕망은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상해교구장 김로현 주교가 새롭게 들어설 성당에 김대건 성인 기념관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보다 금가항 성당 터에 이같은 성인 기념물들이 세워지길 염원한다.
교회건축전문가와 교회사가의 상해방문으로 상해한인공동체는 그 어느때보다 사기가 충천해 있다. 한국교회의 반응에 개의치않고 묵묵히 금가항 성당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상해한인공동체 신자들. 이제 이들의 짐을 덜어주기위해 국내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새 금가항 성당의 건립을 돕는 한편 김대건 성인 동상이나 비석이 세워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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