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 가는 존재는 인간이다. 그리고 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며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노동이다.
그래서 교회도 오래 전부터 인간과 노동의 관계에 주목하고 노동을 인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신성한 존재로 여겨왔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이 노동이 수난을 당하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더니 언제부턴가는 가까운 이웃 가운데서도 수난상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대우차 노조 과잉 진압 사태를 두고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모습은 아마 우리의 뇌리에서 쉬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 될 듯하다.
이 문제를 두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는 간데 없고 이를 이용하려는 정치적 논리만이 난무할 뿐인 현실이 짙은 허무감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인천 부평 샤미나드 피정의 집 마당에서는 지난 4월 15일 「대우자동차와 함께 하는 2001 부활대축일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서 노동현장으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노조원 조끼와 머리띠를 봉헌한 신자노동자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에 충분했다.
농성장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는 남편을 대신해 아이를 업고 미사에 참례했던 한 여인은 우리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줘 더욱 가슴을 저리게 했다.
'세 살배기 아이가 「엄마 아빠」 다음으로 배운 말이 「투쟁」'이라고 전하는 그의 말에서는 우리 사회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경찰의 뭇매를 맞는 가족의 모습에 겁에 질려 경찰만 보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때문에 거리에 나서기도 힘들다는 다른 노동자의 말은 아픔을 넘어 서글픔이다.
부활의 시간 가운데 서서 타인들이 하찮게 여길지도 모를 노동일에서 자신의 부활을 찾는 노동자들의 기도는 그 어떤 기도에서보다 간절함이 전해져 온다.
이런 간절함이 그 어느 때보다 짙게 배인 가운데 지내고 있는 부활주간은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맞는 것이어서 기쁨이 덜하다.
이런 가운데 교회가 한 발짝 물러서 있는 모습은 적잖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문제는 교회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더욱 가난한 이들을 찾아 그들과 함께 하는 교회의 모습이 더욱 필요한 때가 늘 「지금」이라는 현재다. 하느님은 늘 함께 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의 교회 모습에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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