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에이즈(AIDS)로 죽어가는 땅 아프리카 잠비아. 인구의 80%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지구상에서 버림받는 곳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희망도 기쁨도 존재하지 않는 잠비아를 돕기 위한 후원회가 한국교회에서 정식으로 발족돼 눈길을 끌었다. 5월 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에 사무실을 개소한 이 후원회는 시작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아프리카 오지의 많은 주민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전도사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자는 이날 후원회 개소식에서 후원회 담당 한 수녀가 건네준 비디오 테이프를 받았다. 「아프리카로 간 천사들」이란 제목의 이 테이프는 현재 잠비아에서 활동중인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수녀회 수도자들의 현지 생활을 소개한 것이었다. 사실 잠비아를 단순히 가난하고 무지한 어느 한 나라정도로만 생각했던 기자는 비디오 화면에 나타난 잠비아를 접하고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땅이란 것을 절감했다. 태어날 때부터 코가 없는 아이, 온 몸이 썩어 들어가는 생후 4개월된 아기 등등. 충격이었다. 이 가엾은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부모로부터 AIDS를 그대로 물려받고 극심한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엔 5명의 백의의 천사가 있었다. 도저히 희망의 끝자락이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투신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한국인 수녀들. AIDS로 피부가 짓뭉개진 주민에게 서슴없이 약을 발라주고, 자립심과 생계를 돕기 위해 농사법을 가르치고,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아름다운 실천이 있었다. 수녀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기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잠비아에서 수녀들은 슈퍼맨이었고 만능 해결사였다. 또한 자상한 어머니였다. 『허락한다면 죽을 때까지 이들과 함께 삶을 나누고 살고 싶다』는 한 수녀의 말은 기자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
진정 나눔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5명 수녀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신앙인으로서의 올바른 삶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새롭게 발족된 아프리카 잠비아 후원회가 아프리카를 향한 사랑의 창구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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