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에서 개종한 나는 성모님을 어머니처럼 다정스럽게 사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성모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어색하고, 성모님하면 어딘지 모르게 낯설게만 느껴지는 나였지만 그래도 주님은 나를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는 자신들의 삶으로 마리아의 현존을 시간 안에 지속시키고, 공간 안에 확장시켜야 한다」는 사명을 살도록 불러 주셨다.
회헌을 읽고 이 구절을 대할 때마다 항상 걱정이 앞섰다. 『성모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어색한 나에게 왜 하필이면 성모님처럼 살아야 하는 사명을 주셨을까』라는 불평, 『예수님 저도 성모님을 사랑하게 해주세요.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성모님을 닮을 수 있어요?』라는 투정이 나의 기도였다.
어느 피정 때의 일이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데, 우산을 들고 수녀원 정원을 혼자서 거닐고 있는 나에게 마음속에서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다.
『먼 곳에 있다가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마음으로 내 나자렛 집에서 편하게 머물러라. 나는 그 곳에서 내 어린 예수를 돌보았고, 가르쳤다』라는 말씀과 함께 성모님의 포근한 사랑이 가슴으로 전해졌다. 처음 느껴보는 성모님의 사랑이었다. 그 순간, 성모님을 마음에 모시고 정원을 산책했는데 마음이 어찌나 기뻤는지 표현하기 어렵다. 그때부터 해 마다 피정 때를 기다렸고 방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엄마 저 왔어요. 나자렛 집에 도착했어요. 이 8일 동안 저를 잘 가르쳐 주세요』라는 기도를 제일 먼저 드렸다.
내 어머니는 언제나 어린아이 같은 날 당신의 지혜로 가르쳐 주셨고 나의 여정이 메마르고 지칠 때 그분은 『믿음은 예수님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란다. 나는 한번도 내가 혼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단다』라는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주셨다.
그분은 내 엄마가 되셨고 나는 참새처럼 조잘거리는 엄마의 다정한 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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