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의 들녘은 90여년만의 가뭄으로 거북등처럼 타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난 올해 봄 가뭄은 농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게다가 가뭄귀신이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부지방에는 이달 하순까지도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하늘만 바라보는 농민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는 것이다.
댐 저수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강이란 강은 물이 메말라 농작물 재배는 물론 제한급수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타들어가는 것은 논밭 뿐이 아니고 그 장면을 매일처럼 발구르며 바라보아야 하는 우리 농민들의 가슴일 것이다. 오죽 했으면 경기 연천군 농민회가 「우리는 살고 싶다」는 성명서를 내기까지 했을까. 이 성명처럼 최악의 가뭄이 연일 계속되면서 농작물은 물론, 곳곳에서 식수마저 끊기면서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늘도 무심하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있다. 비를 내려주지 않는 하늘 탓도 있지만 도시 행락객들의 무심한 차량행렬은 농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이대로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 신앙인들부터 농민들의 타는 가슴을 적셔주는 일에 나서야 한다. 도시본당들은 농촌본당에 양수기를 보내는 운동을 적극 벌였으면 좋겠다. 더불어 농촌본당 신자들이 가뭄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와 정성을 모아 보내도록 하자.
호국보훈의 달 6월은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전국토가 애타게 비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은 참으로 기도가 필요한 때이다. 남쪽만이 아니라 북녘땅도 사상 유례없는 가뭄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와 더불어 이땅의 모든 백성이 겪고있는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슬기로움을 주십사 간청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가뭄사태를 보면서 우리 모두 새겨봐야 할 일이 있다. 이번 물부족 사태가 일차적으로는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 원인이지만 가뭄에 의한 일시적 피해 차원을 넘어 조만간 우리의 미래 생존을 위해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바로 물부족으로 「물전쟁이 온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대비책을 세워야 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건설교통부는 현재 물이용 증가추세를 볼 때 2011년에는 약 18억t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국민적인 물절약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물관리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때다. 더불어 물관리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성원을 보내고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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