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이 땅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날을 맞았다. 1년전 6월 15일, 전세계인의 시선을 한데모은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이 있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길은 여전히 평탄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2000년 대희년 성모승천대축일을 기해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다시 이뤄졌던 감격은 잊을 수 없다. 정상회담의 결과로 성사된 세 차례의 지난해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대희년에 우리 민족에게 내려준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였던 것이 우리 신앙인들이었다.
남북관계는 참으로 특별하다. 서해에서의 교전과 동해의 금강산 관광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과 같이 이중성을 띠고 있기에 여러 분야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복잡하고 미묘하다. 더욱이 갈라진 이 땅이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데는 우리들의 결정이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지 않은가.
지난 15일 금강산에서 개최된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돌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에 참석한 어느 인사는 『남북대화에 앞서 남남대화가 시급함을 체험했다』고 한다. 온 겨레의 소망이요, 염원인 민족통일에 앞서 남과 북 모두가 자체 내부 화합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절실함을 표현한 것이라 받아들여진다.
우리 신앙인들은 1년전 오늘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역 광장에서 민족의 화합과 화해, 이땅의 평화를 위해 밤샘기도를 바쳤다. 2000년 대희년 6월 25일 0시. 전국 15개 교구에서 모인 6000여 신자들은 우리 민족에게 평화통일이라는 염원이 실현되는 새로운 세기를 열어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던 기억이 새롭다.
대희년 전국 4대 행사중 하나로 춘천교구가 주관했던 이날 행사는 50여년 분단의 세월동안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신자가 신자답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고 참회하면서 새로운 결심을 다졌다. 진정한 통일, 민족의 참된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통받는 이웃, 특별히 북녘동포들의 아픔도 함께 나누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북한당국에 제안했던 「북한지역 사제상주 요청」이 하루빨리 성사되기를 다함께 기도하도록 하자.
『북한 동포들도 하느님을 믿고 예배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허용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가톨릭 사제의 상주 허락을 호소합니다』
참으로 긴급한 기도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 분단의 아픈 상처를 화해와 일치의 노력으로 치유하며 이땅에 참된 평화를 이룩하는데 일조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하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