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1994년 「교황청 생명학술원」을 설립하시면서 발표하신 자의교서 「생명의 신비」에서 생명학술원 설립의 필요성을 한마디로 「생명의 봉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시대의 여러 새로운 상황으로 인해 생명과 관련된 윤리적 차원의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여기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깨어있을 것을 요구한다. 교회의 관심은 생명의 위기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이 시대에 생명의 보호와 증진에 관련된 법률 및 생명 의학의 주요 문제점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특히 그리스도교 윤리와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및 학문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었고, 이러한 관심에 따라 「교황청 생명학술원」이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목적으로 지난 1월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달로 인한 인간 생명에 대한 직접적 침해, 물질만능주의와 극도의 개인주의가 가져온 가치질서의 붕괴, 그에 따른 윤리적 상대주의 등의 사조는 생명경시풍조와 함께 이 사회를 죽음의 문화라는 암흑의 늪으로 몰아갔고, 이러한 오늘날의 현실은 우리 모든 인간이 생명을 얻되 더욱 풍성하게 얻도록 하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연구회 설립을 재촉했던 일종의 시대적 징표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대적 요청에 따라 설립된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는 특별히 생명윤리를 위한 전문가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학, 철학, 생명과학, 의학, 법학, 교회법의 분야에서 모두 10명의 연구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회의 활동방향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 문제와 관련된 각 분야와의 관련 아래 교회의 가르침을 조명하는 일이며, 생명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차원에서의 방향 제시와 다양한 제언을 마련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생명 보호와 증진의 차원에서 신자 교육은 물론 여론 지도층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12월 1일 생명윤리연구회는 「생명의 문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세미나에서는 죽음의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 이 시대를 진단하면서 특히 이 시대가 생명의 문화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기 위한 도움으로서의 법의 역할과 과학 기술 발전의 올바른 방향 문제가 다루어졌고, 매우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이제 생명의 문제는 교회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소명이다. 이 때문에 교회는 역사적, 문화적 변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생명의 복음을 지속적으로 선포해 왔고, 이 바탕에는 언제나 진리이시며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반드시 완성된다는 확신이 자리잡고 있다. 비록 「죽음의 문화」가 세력을 확장해 가는 현실이라 하더라도 교회의 생명 존중과 보호를 위한 교회 본연의 사명에 대한 자각과 실천은 죽음을 생명으로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윤리연구회」가 생명의 복음을 위한 교회의 사명 한 가운데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을 기대해 본다. 특별히 생명공학 분야에서 숱하게 제기되고 있는 생명윤리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들이 나약하고 스스로 보호할 힘조차 없는 약한 생명을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판단 기준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기를 「생명윤리연구회」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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