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가회동본당(주임=이문주 신부)을 시작으로 불붙고 있는 베트남교회에 성서 보내기운동은 우리의 무관심을 때리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한 본당으로 인해 시작된 성서 보내기운동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뇌리에서 오랜 동안 잊혀져왔던 교회의 한 지체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25개 교구에 2166개 본당, 신자수 525만354명. 베트남교회의 오늘(2000년 10월 현재)의 모습이다. 2422명의 사제가 갖은 어려움 속에 사목을 펼치고 있는 모습은 취재 기자에게도 놀라움을 던져주기 충분했다.
이런 베트남교회의 존재는 1973년 베트남이 사회주의화된 이래 우리가 베트남 사회에 끼친 부정적 영향과 함께 망각해온, 그러나 살아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베트남을 기억하길 꺼리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뇌리 속에서마저 한 형제인 베트남교회는 철저히 지워져왔던 셈이다.
갖은 박해와 가난으로 인해 변변한 성서조차 지닐 수 없었던 베트남 신자들에게 몇몇 뜻있는 이들이 보내온 성서는 새로운 복음화의 씨앗이 되고 있다.
이 도정에서 첫 씨앗을 뿌린 이가 1969년 7월부터 1년여에 걸친 파월 경험을 지닌 이문주 신부다.
물리적인 거리를 핑계로, 성서조차 제대로 지닐 수 없는 베트남의 오늘의 현실에서 한국교회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이 물음에 가회동본당 신자들은 한 형제로서 단호히 '아니오'라는 답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외침은 30년전 두 나라간에 빚어진 아픔을 자신의 십자가로 인식함에 다름 아니다.
이는 또한 한인 2세 문제를 비롯한 베트남교회의 현대사를 우리의 아픔으로 받아 안으려는 노력의 시작이기도 하다.
한 존재를 사랑하게 되면 그의 아픔마저도 사랑하게 된다. 하느님 말씀에 목말라하는 베트남 신자들의 아픔, 그 형제의 현실에 우리 교회는 이제 겨우 한발을 들이민 셈이다.
신학생수 1131명, 예비신학생 2595명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베트남교회, 그들에게 전해지는 성서는 대를 물려 이어지며 형제애의 상징으로 그들의 가슴에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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