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이나 로마의 바티칸 입구는 늘 수많은 관광인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관광철에는 적어도 두 시간 이상을 매표소 앞에서 기다려야 입장표를 살 수 있다.
이들 미술관의 한 해 입장수입만 해도 천문학적이며 그 소장품은 대부분 종교미술이다. 유럽 가톨릭권 국가들이 누리고 있는 조상 덕은 부럽다 못해 약이 오를 정도이다. 그들의 조상은 당대 최고의 미술가들을 교회로 초빙하여 종교미술품을 제작케 했는데 그 덕을 후손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성당을 지속적으로 신축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처럼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의 성당들이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성당이 아름답다는 것은 단순히 그 안에 값비싼 미술품을 설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성당의 첫째 조건은 그 안에서 신자들이 하느님과 만날 수 있으며, 기도하고 싶어지는 공간의 창출일 것이다. 이 같은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역량있는 미술가들의 혼신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
최근 들어 성당을 신축해야 하는 신부님들 대부분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음은 우리도 후대에 길이 전할 문화재급 종교미술 탄생을 기대케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신부님들이 안고 있는 공통된 어려움이 있다. 예술가를 초빙하려해도 경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작가들에게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게 되고, 작가들로서는 성당 일이란 힘든 봉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가들의 봉사와 신앙심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
이제 우리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예술 후원자가 되어 역량있는 예술가들을 교회로 초빙하자. 이는 하느님의 집을 귀하게 꾸며야 할 신자의 도리이자,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요, 나아가서는 후손들에게 대대로 남길 문화재를 선물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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