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년 모진 박해가
이나라 삼천리를 휩쓸 때에
연산의 포졸들이 집안에 난입하여
삼십여명의 가족들을 체포하여 가니
조부 김보현 요한께서는
포졸들의 혹독한 고문에도
꿋꿋하게 신앙을 증거하고서
장렬히 순교의 월계관을 받으시었고
조모님 강말손께서는
장부의 높은 뜻을 받들어서
감옥에 갇힌 순교자들을 위하여
음식을 구걸하여서 옥바라지 하시니
이 또한 순교의 삶이 아니었던가!
부친 김요셉과 모친 서말지나께서도
비록 옹기굽는 가난한 가정이었지만
부모님들의 훌륭한 순교의 신앙으로
자녀들을 훈육하여 잘 기르시니
오늘의 이 가문이어라
가난하게 자라난 형제들은
부모님을 따라, 경상도 땅
칠곡과 김천, 대구, 군위의
옹기굴로 이사 다니면서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사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학문에 정진하여
마침내 고귀한 사제로 탄생하셨다.
형님 김가롤로 신부님은
이 땅의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착한 목자가 되시고
아우인 김스테파노 추기경님은
이 나라 이 민족의 정의와 사랑
그리고,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서
온 몸을 바치신
거룩한 우리 교회의 큰 목자가 되시었다.
오호라 우리 주님 거룩한 섭리여
오늘에야 당신 뜻을 이루셨으니
그 신비 그 영광 찬미하오며
그 은혜 모두를 당신께 바칩니다.
공경하올 김수환 추기경님의 팔순날에 마백락 끌레멘스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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