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미사 참례 때 내 옆자리에 어린아이와 함께 온 자매님이 앉아계셨다. 어린아이가 미사가 지겨운지 칭얼대자 장난감과 과자를 꺼내주며 달랬다. 아이는 과자를 먹으며 나름대로(?) 조용히 미사를 봉헌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공지사항을 하시는 도중, 무엇이 그리도 바쁜 지 아이 어머니는 미사가 마치지도 않았는데 나가버렸다. 그것도 과자봉지와 부스러기를 그대로 둔 채 나가버렸다. 바로 30분 후면 다음 미사가 봉헌될 텐데 저렇게 어질러놓고 나가다니. 다행히 학생미사여서 미사 후 자원봉사하는 학생들이 자리마다 다니며 주보와 쓰레기 등을 치웠다.
나는 도대체 미사 중에 쓰레기가 발생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혹여 아이를 동반해 어쩔 수 없이 과자봉지 등이 남게 되면 가지고 나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주위에 보면 소위 「꼬리가 긴」 사람들이 꽤 보였다.
사제가 미처 퇴장하지도 않았는데 미사포며 성가책을 가방에 쑤셔넣고 성당 밖을 나서기 바쁘다. 그런 이들의 자리를 지나가다 보면 꼭 주보 등을 빠뜨리고 간다. 미사참례 후 집으로 돌아갈 때면 늘 하는 생각이다.
차분히 자신이 앉았던 곳을 둘러보고 주변을 정리한다면 정성스레 미사를 봉헌한 후의 마음이 더욱 기쁘지 않을까. 누구는 어지르고 누구는 치우는 곳이 성당은 아니지 않은가.
갑자기 피서객들이 지나간 자리의 쓰레기들이 상상됐다. 우리 신자들만이라도 자신이 지나간 자리는 꼭 정리하고 깨끗이 하는 자세를 습관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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