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이렇게 더우니까 정신도 약해지고, 육신도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신부님의 삶을 더듬으며 수도생활에 귀감을 삼으려고 합니다.
청렴 결백한 선비의 모습을 지니시고, 군계일학의 우뚝 솟은 산봉우리 같으신 분, 진정한 수도자이신 신부님을 뵈면 언제나 정신이 번쩍들게 됩니다.
십자가의 길을 하루도 거르지 않으시고 복음과 생활을 잘 요약해 주시고, 완덕의 실천 방법과 어떻게 고해성사를 볼지를 잘 가르쳐 주셨고, 특히 아이스크림과 자장면으로 수련소 자매들과 더욱 가까워 지셨죠.
수도원에서는 살기는 어렵고, 죽기는 쉽다고 말씀시며, 수도자는 명예욕과 권위욕을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주셨지요.
본질적인 것 외에 모든 것을 가지치기로 다 짤라 버리신 신부님의 삶처럼 지닌 물건도 소박했지요.
책 2박스에, 옷 두벌씩, 서랍에는 칼 하나, 가위 하나, 볼펜 하나, 손톱 깎는 작두 하나, 작은 망치 하나가 정리돼 있었지요.
49년 세월 지내온 묵주로 아직도 기도하시며, 저녁10시에는 잠이 안와도 소등하시고 새벽3시경 일어나 독서와 독서의 기도로 일과를 시작하셨지요.
수많은 성소자와 신학생들을 영적·물적으로 도우시고, 중국 어느 가난한 수녀원과 중국 신학교 그리고 가난한 이웃들을 도와주셨지요.
귀하게 사신 모습 모습이 제 안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영으로 가난하고 영을 목말라 하는 이 세대」에 영이 철철 흘러 넘치는 곳으로 저희 수도자들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숨어서 잘 타고 있는 잉걸불이신 신부님,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 오래 그 빛을 비추어 주십시오.
저의 기도에 늘 신부님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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