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집안 장롱속 깊이 넣어 두었던 금붙이들을 꺼내는 국민적 단합을 과시하기도 했던 IMF 경제위기가 거의 졸업을 맞이했다는 재정경제부 발표가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 IMF에서 빌린 차입금 195억달러 중 잔액 60억 달러를 다 갚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연쇄도산, 노숙자 신용불량자 양산 등의 지긋지긋한 단어들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인가. IMF 이전의 안락(?)했던 생활로 한국사회가 다시 진입하게 되었다는 것인가.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노동시장의 성적 분업과 불평등 구조, 정보화가 주도하는 급격한 지식기반 사회로의 이행, 탈락은 쉽지만 재진입은 어려운 시장구조, 임시직 비중의 증가, 조기은퇴, 영세 유통업의 몰락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의 실질적 몫은 시장 경쟁력이 높거나 재산 소득자들 혹은 정보화로 무장된 신지식 층에 집중적으로 분배되었고 이로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그같은 취약계층의 빈곤화 안에서도 여성들의 빈곤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위기이후 여성들은 해고의 증가, 비정규직의 증가 현상을 겪었고 또 대부분 실직 여성들은 해고 후에도 사회복지 혜택이 전무한 5인 미만 사업장에 고용되는 사례를 겪고 있다.
여성노동자 중 5인미만 사업장에 종사하는 여성은 64%에 달하고 임시 일용직 여성노동자는 70%에 달한다. 설상가상 남편과 아들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파출부 임시 일용직 노동자 일을 통해 가계를 책임지는 경우는 늘어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의하면 1999년 공적부조 성격의 복지제도인 편부모 가족보호를 받고 있는 저소득 편부모 가구 중 81.6%가 여성가구주 가구이며 또한 보건복지부 자료를 볼 때 99년의 편모가구가 편부가구보다 생활보호 대상자로 책정되는 비율이 3배 이상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한 연구소의 분석을 통해 이들의 빈곤문제를 살펴보면 98년 당시 1/4분기 지출이 전체가구 평균의 반인 상대빈곤선(84만4000원)이하 가구는 전체 여성 가구주 가구의 32.4%로 나타났으며 시대적 절대 빈곤선인 82만3000원 이하 가구는 25.4%에 달했다. 경기가 회복되었다고 하는 99년 경우에도 전체 빈곤 가구 중 여성가구주 가구의 절대 빈곤율은 98년 1/4분기 19.4%와 비교할 때 26.9%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여성가구주 가구의 증가 현상 및 여성가구주 가구의 빈곤화 경향이 우리 사회의 빈곤화를 증대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보다 더욱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여성빈곤 문제가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빈곤문제로 이어지고 가정해체로까지 연결된다는 점이다.
결국 빈곤 여성들의 문제는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도 정치권들도 여성의 빈곤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 되어가는 면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여성이 빈곤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여성노동력을 보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적 시각과 그것에 의한 여성억압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면에서 평등하게 여성노동력을 보고 사회구조를 개선해 가지 않는다면 가난한 여성들의 고단하고 팍팍한 삶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제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입장에서, 인권보호, 창세기의 모습에서 드러나는 성평등주의적 시각으로 교회는 빈민 여성들의 문제를 논쟁화, 그들의 노동권 생존권을 보장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본다.
주교회의 차원에서의 여성 노동 인권 측면을 다룬 공식 성명서 발표는 언제쯤 이루어질 것인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