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서울 발산동본당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 다른 얼굴을 가진 프랑스인과 한국인도 교회 안에서는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흐뭇한 광경이 펼쳐졌다.
십자가를 사이에 두고 양 국가의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는 가운데 함께 봉헌한 미사와 한복을 차려입은 화동들이 전한 꽃다발과 전통 부채, 인삼 선물에 서툰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프랑스 신자들의 모습은 참 보기좋았다.
안방까지 내어주며 손님을 맞은 발산동 신자들과 그들이 차려준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는 프랑스 신자들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신앙 안에서 어느새 하나가 되어 있었다.
97년 자매결연을 맺은 후 4년 동안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우정을 나눠 온 발산동본당과 뤼펙본당.
외국교회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서울대교구 내에서는 유일하게 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만남이 이어지는 동안 프랑스 신자들은 한국의 역동적이고 열심한 신앙생활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또 한국 신자들은 그들의 생활 깊숙이 배인 신앙심과 문화유산, 친절함에 감동했단다.
그러나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도 우정이지만 이들의 만남을 더욱 뜻깊게 하는 것은 이 만남이 순교가 맺은 또 하나의 열매라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오베드로로 더 잘 알려진 병인박해 순교자 성 오매트르 신부가 태어난 뤼펙본당 신자들의 순교자에 대한 공경이 그 발자취를 따라 가도록 했고 양국의 교류를 이어지게 한 것. 순교의 씨가 130년을 거슬러 내려와 한국과 프랑스 교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를 순례하고 성인이 살았던 한국 교회에 대해 관심을 갖는 프랑스 신자들의 성인에 대한 존경심 또한 순교자 신심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한국 신자들의 마음도 감동하게 했다.
순교자 성월을 앞두고 있는 지금, 성인의 순교가 맺은 또 하나의 열매인 두 본당의 교류를 보면서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성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어떤 식으로 생활 속에서 열매 맺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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