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 사회적으로 격화되고 있는 갈등과 대립의 양상은 이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대립구도와 피아의 선을 극명하게 그어 둔 채 이어지고 있는 갈등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 않은 채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이는 시점에서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언쟁만을 일삼게 만들고 있다.
물론 어느 사회에서나 갈등과 대립은 존재하게 마련이고 더욱이 민주주의라는 제도 자체가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토론과 논의의 과정으로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작금의 대립과 논쟁은 그것이 합리적인 논증과 설득과는 다소간 거리가 먼, 과도한 자기 주장과 이에 바탕을 둔 맹목적인 공격이 되풀이되고 있다는데서 뜻있는 이들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별히 최근 들어서는 평양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한 일부 남측 인사들의 돌출적인 행동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노정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같은 불미스러운 현상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사회지도층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 급격하게 분출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다분히 이들 사회 지도층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그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와 국가를 책임지고 이끌고 있는 지도자라면 사회적인 갈등과 분열이 조장됐을 때 이를 신중한 대화와 합리적인 해결책의 모색을 통해 시민과 국민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의 지도자들은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상대방을 보수반동으로 몰거나 또는 친북주의자로 비난하고 몰아부치는 자세는 결코 우리 사회에 잠재하고 있다가 터져나오고 있는 다양한 갈등의 요소들을 잠재우고 화합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게 하지 못한다.
사실상 우리 사회 안에는 여러가지 갈등의 요소들이 잠재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통일 논의에 있어서는 상반되는 주장과 신념들이 너무나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사회 안에 잠재돼있던 것들이며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언젠가는 한번쯤 서로의 입장을 터놓고 이야기해야 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진실된 자세로 마음을 터놓고 다양한 의견들에 서로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 독단과 독선이 아니라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