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 각 교구 사회복지회와 장애인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장애인의 날이 가톨릭교회의 장애인에 대한 남다른 헌신과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최근 가톨릭교회 장애인복지는 ‘일단 정지’한, 숨 고르는 형국이라는 것이 본지의 판단이다. 장애인복지는 전통적으로 가톨릭 사회복지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였다. 그러나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은 최근 여성, 노인, 노숙인복지 등 타 분야에 점차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02년 한국교회내 전체 복지기관 중 26.7%에 달하던 장애인 복지 관련 비중이 지난해에는 22.6%로 줄었다. 외형 면에서 교회내 사회복지 활동 1위였던 장애인복지가 아동청소년복지(28.0%)에 역전된 것이다. 게다가 노인복지(21.3%) 활동의 급증도 장애인 복지에 대한 상대적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가톨릭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어렵고 힘든 장애인 복지보다는 복지 정책이나 자원계발 등을 선호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물론 사회복지 활동의 외연이 넓어지고, 새로운 개념의 복지 모델이 나타나는 것은 격려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오늘도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는한 장애인복지에 대한 관심은 약화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장애아 보육시설의 확충은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현재 가톨릭 장애인 관련 시설 중 장애아 보육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하다. 장애아 보육시설은 생명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산모가 태아의 장애사실을 인지했을 때, 낙태에 대한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구나 본당과 함께 수도회의 분발도 요청된다. 1888년 한국에 진출한 가톨릭 여자수도회는 이 땅의 가톨릭 사회복지의 시작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현재도 교회내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주체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회도 최근 들어서는 아동, 청소년, 노인, 의료, 여성복지 에 치중하는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수도회는 다양한 회원양성계획으로 전문지식과 기술을 소지한 장애인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사회복지활동에 참여시켜야 한다.
예수님의 삶은 병든 사람들을 치유하고 사랑하여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도 장애인들에 대한 나눔 실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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