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22일 수원 아론의 집과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 등지에서 열린, ‘독일 주교단 초청 소공동체 연수’는 한국교회 소공동체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독일교회 요청으로 제주교구가 적극 주선에 나서 열린 연수는 ▲14일 개막미사 및 오리엔테이션 ▲15일 한국교회 소공동체 관련 강의(이상 수원교구), 소공동체 현장 방문 ▲16일 ‘소공동체 토대와 뿌리’ 강의 ▲17일 제주교구 소공동체 소개, 본당 소공동체 방문 ▲18일 제주 소공동체 방문 성찰, 아시아 주교단과 나눔 ▲19일 성지순례 및 문화의 밤 ▲20일 질의응답 및 평가회 ▲21일 감사미사(이상 제주교구) 등 일정으로 진행됐다. 15일 수원교구 오전동본당에서 있었던 독일 루드빅 쉬크 대주교의 소공동체 방문현장 모습을 소개한다. 이번 독일교회 대주교와 필리핀 주교, 한국교회 평신도의 만남은 각국 교회의 현황과 문제점, 한국교회 소공동체 현안을 압축적으로 드러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4월 15일 저녁, 수원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소공동체 모임. 독일 밤베르그 대교구의 루드빅 쉬크 대주교와 필리핀 부투안 교구의 푸에블로 주교가 함께했다. 소공동체 식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모임에 임했다.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독일과 필리핀 교회에 모델로 작용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김영자(베로니카) 구역장의 인도로 모임이 진행된 후, 이방인 주교들과 한국교회 평신도들의 대화가 시작됐다.
▲ 쉬크 대주교(독일) : 얼마나 자주 모임을 가지며, 인원은 항상 이렇게 많이 모입니까.
△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 2주에 한 번씩 모여서 복음나누기 7단계를 합니다. 인원은 항상 10여명 정도 모입니다. 오래전부터 모임을 가져온 탓에 이제는 모두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 교회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 쉬크 대주교 : 8000만 국민 중 가톨릭 신자는 약 2500만 명 정도 됩니다. 하지만 성당에 나오는 신자는 전체 신자의 약 15%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신앙운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많이 배우고 가고 싶습니다.
△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 저희들이 소공동체 모임을 하는 모습을 보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 쉬크 대주교 : 독일의 경우 현재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일반적으로 개인사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잘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강합니다.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음 안에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 푸에블로 주교(필리핀) : 복음 안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영혼의 치유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신뢰가 없으면 이런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혹시 복음나누기를 통해 스스로의 생활을 공개하고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은 없는지요.
△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 물론 저희들도 처음부터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복음 안에서 일치하다보니 자연스레 마음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마음을 열면 상처도 치유됩니다. 행복한 체험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나눔이 더욱 자연스러워졌습니다.
▲ 쉬크 대주교 :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또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 신앙성숙입니다. 서로 돕고 이끌고, 밀어주다보니 신앙이 한층 성숙되는 것을 느낍니다.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성경공부도 할 수 있고, 다양한 교회 상식도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밖에도 소공동체 모임은 본당에 건의할 사항을 모으는 창구이기도 합니다. 본당과 신자 개개인의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요.
▲ 푸에블로 주교 :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하는 일은 무엇이 있습니까.
△ 오전동본당 1구역 1반 : 주로 쉬는 신자 회두 운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쉬는 신자 가정을 방문하고 그 결과를 점검하는 등의 활동이 모두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저희 소공동체와 같은 이런 종류의 모임이 있나요?
▲ 쉬크 대주교 : 독일에는 이런 모임이 없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부럽습니다. 복음을 나누고 각자의 개인사를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에 참으로 감명을 받았습니다. 신자 개개인이 이런 모임을 통해 신앙이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독일에도 소공동체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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