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민의 날은 우리 시대의 징표이자 이미 뚜렷한 현실이 되고 있는 이주 현실을 돌아보고 이주민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는 날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주 현상이 일상이 된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서 전 인구의 2%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민자의 수는 2억 명에 달해 지구상에 이민을 보내거나 받거나 해서 이민 문제와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나라는 거의 없을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찾아오는 이민의 증가 속도나 규모를 볼 때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 사람과 결혼해 이른바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이들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이제는 어디서나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과거에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다. 기본적인 언어소통의 어려움에서 빚어지는 혼선을 비롯해 풍습과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등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문제는 물론 무절제한 세계화의 위험, 특히 인신매매 수준의 거래와 착취 문제 등 예상치 못했던 현상들까지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교회의 대처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가톨릭교회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이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성찰하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이주민에 대한 한국 교회의 첫 응답은 각종 상담으로 드러났지만 이제는 이를 뛰어넘어 민족공동체 지원, 나아가 이주민들을 한국인의 삶과 교회에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 국제결혼 비율이 10쌍 중 1쌍을 넘어서 7, 8년 뒤면 농촌 아동의 4분의 1이 넘는 수를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사회통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과 언어를 당신께 불러 모으고자 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이들이 당신의 사랑 안에 하나 되기를 원하셨기에 그분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민족,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든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형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은 이민이 시대의 징표가 된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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