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를 아버지로 모시는 이들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다.
4월 25일 서울 미아9동 성바오로딸 수도회 알베리오네센터에는 300여 명의 수도자와 지·청원자들이 모였다. 각기 다른 수도복의 수도자와 지·청원자들은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마냥 얼굴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성바오로 수도회, 성바오로딸 수도회, 스승예수의 제자 수녀회,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예수사제회, 성마리아 영보회, 성가정회 등 한국 성바오로 가족이라 불리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뭘까? 당연히 이들의 아버지 사도 바오로를 위해서다.
지난해 6월 28일 바오로의 해가 개막하면서부터 바오로 가족들은 강의와 피정 등 영성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날은 특별히 ‘바오로의, 바오로에 의한, 바오로를 위한’ 축제를 마련한 것.
‘바오로 가족 축제의 날’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수도자와 지·청원자들이 오롯이 바오로라는 이름 아래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축제는 바오로의 흔적을 따라갔던 김동주 수사(성바오로회)의 강의로 시작됐다. 축제 중간에는 그동안 각 수도회에서 공들여 만들었던 8편의 UCC를 상영하고 작품을 전시했다. 바오로라는 한 가지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들은 참석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또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축제의 시간’은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 됐다. 바오로 가족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2달 동안 연습했던 공연을 많은 수도자들 앞에서 선보이며 감춰놓았던 끼를 마음껏 펼쳤다. 때로는 망가져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음악과 퍼포먼스로 감동을 주기도 했다.
특히 성바오로딸 청원자들이 준비한 연극 ‘In Christ’는 전문가 못지않은 배우들의 연기와 재치 있는 대사로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날 축제에 참여한 전 로사 수련자(성바오로딸 수도회)는 “오랫동안 축제를 준비하면서 바오로 안에서 각 수도회가 하나됨을 알 수 있었다”면서 “UCC와 퍼포먼스 등 새로운 방법으로 수도회의 특징과 우리 안에 계신 바오로를 표현하면서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바오로 가족들은 바오로의 해 동안 강의와 피정으로 바오로 영성을 다져왔지만 함께 모여 즐기며 바오로 영성을 심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말과 묵상으로만 접했던 바오로를 UCC와 작품, 공연을 통해 표현하면서 바오로 영성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축제를 준비한 한국 바오로 가족 ‘바오로 해’ 추진위원회 위원장 서영필 신부(성바오로회)는 파견미사 강론을 통해 “올해만큼 사도 바오로가 우리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인지 되짚어본 적이 없었다”며 “축제를 통해 바오로 가족으로서 거듭날 때 힘이 커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 신부는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으로 오늘의 행복이 앞으로 수도생활을 하는데 에너지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성바오로 가족은 두 달가량 남은 바오로의 해를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사들을 계획하고 있다. 6월 9일에는 원주교구 배론성지에서 성지순례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는 배론성지를 담당하는 여진천 신부(원주교구)가 ‘사도 바오로와 최양업 신부’를 주제로 강의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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