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많이 가져서 가진 것을 나누는 게 아닙니다. 제 상황에 맞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시작하는 거지요. 그게 김 추기경님의 유지를 따르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창간 80주년 기념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의 대구·경북권 새 시공사로 본사와 협약식을 가진 (주)명진종합건설 박철수(보니파시오·61·두산본당) 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추며,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가족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을 찾아서 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김 추기경과 외척 관계. 박사장 어머니의 외삼촌이 김 추기경이라 했다. 1년에 1~2번 가족 모임에서 만나면 추기경이라는 지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늘 겸손하고 인자한 모습이었다고. 김 추기경을 곁에서 보았던 가족이 신앙 명가를 이뤄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형과 아들, 조카까지 성직자의 길을 택했다.
김 추기경 선종 후 사회 각계에서 일어나는 추모 물결을 보면서 무엇을 해야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박사장. 장기기증을 했지만 더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 신문을 통해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소외계층의 집을 무상으로 수리해 준다는 사업 취지에 공감했습니다. 거기다 김 추기경님이 재직했던 가톨릭신문사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니 당연히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 추기경과 가족 관계가 아니었더라도 이 사업에 참여했을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하는 박 사장.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사랑 나눔’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는 명쾌한 설명이 이어진다. 신앙인으로서 비신앙인과는 다른 점을 보여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란다. “많이 모자란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께 도움 청해서 함께 이뤄나가겠습니다. 김 추기경님의 ‘사랑 나눔’ 유지가 지역에 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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