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2005년 4월 교황 즉위 후 처음으로 중동지역 사목방문에 나서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5월 8∼15일 여드레간에 걸친 첫 중동 사목방문인 요르단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순방을 통해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화합, 나아가 인류의 평화를 외쳤다.
교황은 5월 10일 첫 방문지인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2만여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봉헌한 미사에서 “성지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용기를 갖고 그리스도를 선포하기를 촉구한다”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특별히 교황은 요르단 방문을 마치며 발표한 메시지에서 “성지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앞에서 세례 받을 때의 다짐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쟁과 폭력, 고통과 증오로 가득한 비극의 땅 중동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화해와 용서, 평화와 관용을 위해 헌신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이라며 평화와 화해를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스스로 ‘평화의 순례’로 명명한 교황의 이번 중동지역 사목방문은 갈등과 분쟁의 땅에 평화를 심기 위한 고뇌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교황은 이번 사목방문을 이스라엘 및 이슬람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성지의 평화와 성지 지역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자유를 회복하는 일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언론들도 교황의 11번째 해외 순방인 이번 중동 사목방문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재위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순간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교황의 이번 사목방문은 불신과 증오, 전쟁과 폭력 등으로 얼룩진 중동의 성지 지역에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그것은 교황이 중동 순방에 앞서 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순례객들에게 행한 연설에 잘 나타나 있듯이 “모든 민족들의 고통과 어려움뿐 아니라 희망과 꿈도 함께 나누자”는데 있다. 교황은 이 메시지를 통해 모든 땅에 그리스도께서 주신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교회의 과제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교황의 화해와 평화를 향한 이번 여정을 통해 성지 지역 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새롭게 확인했다. 바로 화해와 정의와 평화에 봉사하는 교회,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의 이번 사목방문이 인류가 그토록 갈망해온 평화를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