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제4대 수원교구장이 5월14일 착좌미사에서 새복음화, 내적 복음화, 외적 복음화 3가지를 ‘교구 공동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신자 수 72만여 명의 거대 교구를 이끌어가는 그 첫 걸음을 떼며 발표한 출사표의 제목이 ‘복음화’인 것이다.
복음화에 대한 사명은 어느 교구, 어느 본당, 어느 신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이 주교의 의지 표명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복음화를 한쪽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그 내연과 외연을 모두 포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신앙인들은 자칫 복음화 피로증에 걸리기 쉽다. 워낙 많이 듣는 용어다 보니 쉽게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복음화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회의 사명은 복음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신약성경 전체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는 한 구절로 요약된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가 볼 수 있게 되었듯, 이제는 감각으로 알아볼 수 없는 그리스도를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이것은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요 임무다.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임무는 먼저 말씀의 비추임을 받아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마음과 힘을 모을 때 가능해 진다. 교회는 함께 기도하고 협력하면서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과 행적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때 교회 구성원 스스로도 큰 영적 보화를 얻고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경제적 이유 등 복음을 전하기 힘든 여건을 탓해서는 안된다. 진리는 부족한 우리를 통하여 성취되기 때문이다. 복음을 전하기에 충분한 여건과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진리를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맞게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교구의 현실을 정확히 분석하는 연구 작업 등 다양한 선행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교구민이 일상생활 안에서 복음화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선교 지침’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수원교구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모든 교구가 일치하는 교회, 참여하는 교회, 함께 하는 교회의 실현을 통해, 스스로의 복음화, 이웃의 복음화, 세상의 복음화를 성취해내야 한다. 교회는 세상과 다르다. 완전히 구별된다. 하지만 세상에 파견되어 있다. 그 파견된 목적은 복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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