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며 가장 자주 접하는 인쇄물이 주보(週報)다. 매일미사를 챙기지 못한 신자들에게 화답송을 보여준다. 다양한 교회 소식도 접할 수 있다. 지루한 강론 때우기로 쓴다는 신자도 가끔 만난다. 내용도 다양해 모아놓으면 어지간한 잡지 못지않다. 선교용으로 쓰는 곳도 있다. 한 마디로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신앙 도우미다. 교회에서 가장 열독률이 높다는 말도 이런 이유 때문일 듯.
얼마 전 취재 중 교구 주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지켜본 일이 있다. 주일에 성당에 가면 오와 열 맞춰 쌓여 있으니 나 또한 그저 쉽게 집던 주보였는데 막상 제작 과정을 보니 쉽지 않다.
주보 글 청탁은 반년 전에 이미 완료되어야 하고 발행 2주전에 편집이 시작되고 있었다. 각 면에 들어가는 효과 사진과 성화, 그래픽도 행여 신자들의 혼돈을 일으킬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오타 하나 생길까 오전 내내 교정에 몰두하는 주보 편집자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언제 가장 힘드냐는 물음에 주보 편집자는 “혼자 하는 건 힘들지 않은데 신자들이 주보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볼 땐 힘든 것 뿐 아니라 화가 난다”고 했다.
본당에 신문 홍보를 나가면 힘든 일 중 하나가 미사 후 주보 정리다. 몇 백부씩 되는 주보는 미사만 끝나면 어지럽게 쌓인다. 다음 신자를 위해 놓고 간다지만 저녁미사 후 재활용 휴지통에는 주보만 가득하다.
이름 그대로 주보여서 한주 살이 인쇄물일 수 있지만 주보를 만드는데 온 힘을 쏟는 이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렇게 대하지는 않을 터. 열독은 집에 돌아가 가족과 해도 늦지 않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하루?한 끼 100원 나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교구별로 다르겠지만 주보 한 부 가격은 보통 100원 가까이 된다.
공짜여서 주보가 이렇게 홀대 받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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