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요한 12,28)
신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러 갔습니다. 면접시험을 보는데 교수신부님 한분이 “자네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하고 물으셨습니다. 무엇이라 대답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만 그것은 하나의 화두가 되어 신학생 시절 내내 따라다녔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은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하나도 어김없이 사시다가 죽음까지도 받아들이심으로 하느님께서 부활시켜주시고, 영광스럽게 해 주신 분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분이 하신 일은 오로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요즘 교회는 청소년 문제에 골치를 썩이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수많은 투자도 하고, 엄청난 노력을 하지만 주일학교는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눈물겨운 노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은 청소년 자신들의 문제이기 보다는 교육제도의 문제, 나아가 사회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실용을 표방하면서 돈벌이에만 관심을 가집니다.
거기에다가 양극화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릅니다. 소득의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하여 없는 이들의 피까지 빨아 먹을 태세입니다. 소득의 격차가 해소되어지지 않는 이상 주일학교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허무한 일이 됩니다.
교회가 하는 모습도 이와 비슷합니다. 좋은 목적을 위한 일이라면서 제대로 된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너무도 자주 봅니다. 나아가 예수님께서 찾아가시던 소외된 이들에게서 너무나 멀리 있는 교회의 모습을 봅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세상 물정이라 합니다.
저는 세상물정을 모르는 신부입니다. 교회는 세상물정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살아가야 하고, 그것을 가르쳐야만 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영광이 교회를 통하여 드러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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