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발표한 2008년 교세통계 결과는 한국 천주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해 몇 가지 의미있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한국 교회 신자 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서 우리나라 국민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각 교구가 줄곧 역점을 두고 펼쳐오고 있는 복음화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한국 교회 전체가 자축할만한 일이다. 더불어 교회가 이만큼 성장하고 발전함으로써 한국 사회 안에서 교회뿐 아니라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져야 할 십자가의 무게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사실도 되새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 수치만 가지고 일희일비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 비록 신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2002년 2.8%로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은 이후 7년째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신자증가율은 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도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사목정책의 일대 전환과 새로운 전망 수립의 필요성을 더해주고 있다.
아울러 24%에 머물고 있는 주일미사 참례율을 비롯해 낮은 판공성사율, 쉬는 신자 비율 등 신자들의 신앙생활 실태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들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수치는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렇듯 외적으로 드러나는 교회의 현실은 기존 사목 방식에 문제가 있거나 신자들의 신앙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밀한 진단과 분석을 바탕으로 쇄신된 사목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마련하는 작업이 시급히 요청된다.
이번 교세통계에서 주목해 보아야 할 또 한 가지 현상은 40대 이상에서는 전 연령층에서 신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반면, 그 반대로 40대 미만에서는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교회가 점차 노령화되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층을 잃고 있음을 드러내는 표지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통계 수치가 한국 교회와 사목의 현재를 보여주는 절대적 잣대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유의미한 진단틀을 마련해 준다는 점을 교회 당국과 일선 사목자들은 충분히 유념하여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적절한 사목적 대책을 모색하는데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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