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모처럼 서울 시내 대형서점에 들렀다. 서점 곳곳은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기 위해 찾아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북적였다.
직업의 특성(?)상 ‘가톨릭’ 코너부터 찾았다.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한 도서가 단독 매대에 가지런히 전시돼 있었다. 평소 대형서점에서 종교서적, 특히 ‘가톨릭’ 도서들은 독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일쑤였던 장르. 그러나 이날 이곳은 상대적으로 붐볐다. 지나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책장을 한두 장 넘겨보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
베스트셀러 코너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서도 반가운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고(故) 장영희(마리아) 전 서강대 교수. 그의 유작「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출간 한 달 만에 15만부가 팔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는 바로 그 책이다. 기자가 지켜본 잠깐 사이에도 책을 찾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난(蘭)은 시들어도 그 향은 천리에 남는다’고 했는데…. 김 추기경과 장 교수는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들을 그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짙어지고 있음을 새삼 확인케 했다.
그러고 보니 두 고인은 각각 ‘고위 성직자’와 ‘교수’로서 삶의 행적은 달랐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닮은 구석이 많았다. 사회 지도층이면서도 결코 권위적이지 않았고, 늘 약자 편에 섰으며 서민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자하고 따뜻한 웃음이 참 많이 닮았다. 그래서 두 분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할아버지’나 ‘이모’같은 편안함으로 기억한다.
이제 그분들은 우리 곁에 없지만, 우리에게는 그분들의 마지막 선물 ‘책’이 남아있다. 아직 읽어 보지 않은 독자들이 계신다면, 꼭 사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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