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로부터 기초노령연금 지급을 신청하라는 우편물을 받았다. 만 65세 되는 생일이 6월 16일이니 미리 신청하라는 통지인 것 같다.
8월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퇴임 전 준비하느라 바쁘면서도 내가 이제는 65세의 노인이고, 앞으로는 지하철도, 버스도 공짜로 탈 수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간다.
일전에 PBC특강에서 황창연 신부님이 ‘21세기는 노인의 시대’이고 앞으로는 노인들이 100살씩 살게 될 터이니 자식에게 신세지지 않고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열강하시는 것을 보았다. 늙어서 돈 없으면 천덕꾸러기이니 자식에게 투자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후대책을 하라신다.
그러고 보니 100살이 되려면 아직도 35년이나 남았다. 요즘 세월 가는 것으로 치자면 화살같이 빨리 지나갈 것이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세월이기도 하다. 30년을 넘게 노인으로 살아가자면 젊어서부터 계획을 잘 세웠어야 했으나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은 것 같다.
우선 돈 안드는 행복 찾기에 나서야겠다.
자식들은 너무 바쁘니 홀로 사시는 노인 분들과 친구하기, 그동안 낮 시간에만 있어서 참석 못했던 성경공부 다니기, 그리고 조금은 돈이 들지만 좋은 영화도 보고, 연극이나 음악회 다니기, 그동안 손을 놓았던 야외 스케치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돈이 조금 더 드는 일이긴 하지만 성수기를 피해 한적한 여행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모든 행복 찾기가 건강을 전제로 한다.
황창연 신부님 말씀대로 30여 년에 걸친 노년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노후를 위한 저축도 중요하나, 건강을 위한 투자에도 방심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 피어나는 기쁨의 세월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허민자〈율리아나·제주대 산업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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