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로 한국주교회의가 정한 제3회 농민주일을 맞이했다. 지난 94년 춘계주교회의 결정으로 우리농촌살리기 운동본부가 출범하고 96년부터 이를 범교회적인 공식 운동으로 확산시키면서 농민주일을 제정, 오늘로 그 세 번째 주일을 맞이한 것이다. 당시 우루과이 협상으로 벼랑에 선 농촌과 농민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며 농촌과 농민들에게는 희망을,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생명살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해 왔다.
그러나 우리농운동이 시작된지 5년째를 맞이하고 농민주일이 제정된지 3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우리농운동에 대한 많은 시각들이 아직도 농촌, 농민을 시혜적 차원으로 파악하고 있고, 그들만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농민주일이 제정된 핵심배경인 도농의 연대와 공생 공동체 운동으로서의 이해가 아닌 농촌의 물건을 얼마만큼 팔아주고 수입농산물 대신에 우리농산물을 먹어주면 된다는 시각이 굳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농촌은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먹을 것과 마실 물,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고 자연환경을 쾌적하게 가꾸는 생명산업의 터전이며 하느님의 창조질서 보전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농촌살림 농민살림 운동은 남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생의 운동이며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농촌을 돕는다는 시혜적 차원이 아닌 내가, 우리가 제대로 인간답게 살기 위한 운동인 것이다.
그런점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삶의 현장에서 생명과 이웃을 찾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생활실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아울러 우리농운동을 전개함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우리농운동이 불특정 다수의 농민, 막연한 농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연대운동이되 구체적 실천에 있어서는 사실상 소비자가 주도해 나가는 운동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도시 소비자들이 자생력이 회복되지 않는 농촌의 현실에 대해 이해를 보내고 먼저 손을 내밀 때 농촌 살리기운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을 살릴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을 가진 소비자들이 나서야 우리농촌도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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