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은 그 어느때보다 자연의 위력을 실감하며 맞이한다. 지리산 폭우에 이어 서울 경기 충청도에 내린 80년만의 폭우는 자연의 힘, 자연을 거스를 때의 재난이 무엇인가를 단단히 일깨우고 있다.
이러한 때 맞이하는 성모승천대축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함께 묵상해보는 8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초 며칠을 끊임없이 내리 퍼붓는 폭우앞에 그 옛날 「노아 홍수(洪水)」사건을 떠올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한다. 창세기에 기록된 이 사건은 「인간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이 하느님의 자비로운 배려 때문에 구원으로 전이되는 구원사의 원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대자연에 대한 외경(畏敬)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이번 집중폭우가 성모님의 승천대축일과 맞물려 있는 의미는 인간 위주의 세속문화에 대한 일대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는 엘니뇨현상의 악화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선진국 후진국, 남반구 북반구를 막론하고 전지구가 기상이변의 극심한 재난, 홍수 태풍 혹서 혹한 지진 해일 가뭄 산불 등을 겪고 있다.
『오늘의 재앙을 일으킨 엘니뇨 악화가 바로 지난 500년간 인간의 시대, 인간의 우월시대, 인간의 자연정복이 당연하다고 믿었던 한 시대의 관성이 빚어낸 결과라는 성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다함께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수 없다.
여기서 우리 교회가 성모승천대축일을 특별하게 지내는 의미를 살펴보자. 이 축일은 1950년 『성모 마리아께서 지상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으셨다』는 교의가 믿을 교리로 선포된 이후 4대축일 중 가장 큰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도「죄와 죽음을 함께 누르고 완전한 승리에 도달하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살기로 다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성모승천대축일의 가장 큰 의미는 「마리아는 당신 모성애로써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이 지상 여정에서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것을 돌보시어 행복된 고향으로 인도해 주신다」(교회헌장62항)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는 점이다. 성모 마리아는 지금도 전세계 곳곳에서 기도하고 보속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신앙의 모범을 보인 성인들은 모두가 마리아 신심에 뛰어난 분들 임을 잊지 말자. 신앙인이면 누구나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은 기도 뿐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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