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일 이상 지속된 집중폭우로 전국에서 수많은 수재민들이 발생했는가 하면 아까운 생명과 재산을 잃어 버리는 재난을 겪었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쳐 인명 손실이 250여 명에 이르고 재산피해도 1조 수천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이번 폭우로 인한 손실은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과 집과 가재도구를 잃은 도시민, 논과 밭이 온통 침수된 농민, 자식과도 같은 정성으로 길렀던 가축을 모두 떠내려 보낸 축산농가 등 수많은 사람들이 실의와 좌절 속에 빠져 있다.
그러나 이럴때일수록 우리의 이웃이 겪고 있는 그 고통과 시련들을 우리 것으로 받아들여 함께 나누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홍수에 직접적인 피해는 보지 않았다 할지라도 내 이웃이 겪고 있는 고통과 시련은 곧 나의 고통이요, 나의 슬픔이라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생각할 때 수재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결코 우리가 외면 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사회복지회를 비롯 전국 각교구가 이번 수해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해 긴급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즉각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바로 수재민들과 사랑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지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지역에만 약 6만2천여 명의 수재민들이 발생했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수많은 수재민들이 발생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가옥이 붕괴돼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을 비롯 옷가지와 가재도구 등이 모두 유실돼 교회나 관청 등에서 주는 식사에 의존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수재민들이 많다.
당장 이들에게는 마실 물과 한끼 식사, 담요 한장이 아쉬운 형편이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살아갈 날에 대한 막막한 두려움일 것이다.
이 엄청난 수재를 복구하는데는 정부의 재해 대책이나 행정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국민들이 나서서 수재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동참, 내가 나눌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이웃을 위해 내가 가진것을 나누는 사랑을 실천할 때 수재민들은 스스로의 시련을 이겨내는 힘을 얻게 될 것이고 좌절과 절망으로부터 자신을 건져내는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사랑은 더 큰 사랑의 기적을 낳는 묘약을 지니고 있다. 모든 것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웃에게 작지만 사랑이 담긴 정성을 보내줌으로써 우리의 존재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인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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