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학교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한 국제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뼈아픈 민족사의 한 장인 임진ㆍ정유왜란과 가톨릭교회에 대해 다루었다. 「21세기 북방 선교의 현황과 과제」를 다뤘던 첫 심포지엄이 미래를 지향한 논의였다면 이번 심포지엄은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역사적 교훈을 얻고자 하는 자리였다.
일본이 7년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을 침략한 이 전쟁은 우리 민족이 겪었던 숱한 외침 중 가장 큰 고난을 강요했던 국난 중 하나이다. 전쟁 중에 겪은 엄청난 희생은 물론이요 그 와중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만 10만을 넘어 전후 오랫동안 계속된 쇄환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일본에 남아 쓰라린 삶을 영위해야 했다.
임진왜란과 관련된 지금까지 연구의 관심은 국난 극복의 과정과 그 민족적 저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민족 역사가 교훈이 되고자 한다면 외침에 허약했던 역사적 상황에 대한 더 깊은 연구와 비판적 반성이 필요할 것이며 이번 심포지엄이 그러한 진지한 탐구의 계기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의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는 소위 「한국 교회 임진왜란 기원설」에 대한 분석과 평가였다. 왜란 중 한국에 온 선교사에 의한 조선인 세례 가능성과 일본 땅에서 이뤄진 피랍 조선인들의 개종과 순교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러한 주장은 일단 그 근거가 아직은 빈약한 것으로 보이며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사료 발굴과 연구작업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한국 교회의 기원 문제에 대한 논의와는 별도로 전쟁 종료 후 일본으로 끌려가 세례를 받은 조선인들에 대한 관심과 학문적 연구는 필요할 것이다. 일본 천주교회사를 보면 이들을 위해 한글 교리서가 편찬됐고 나가사키에는 조선인 신자들의 세운 성 노렌조 성당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의 가혹한 천주교 박해로 일본 땅에서 순교한 조선 천주교인들의 순교사적도 추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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