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명,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초부터 뇌사(腦死)가 법적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 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뇌사 판정기준을 규정하고 뇌사자의 장기 적출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제정안이 12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같은 「뇌사인정」입법화에 대해 교회내에서는 장기기증이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생명존중 문화 형성과 뇌사판정에 따른 장기기증 문화성숙이 우선되어야 할 과제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2000년부터 시행되는 뇌사합법화에 대해 생명존중 사상이 낮은 상황에서 장기매매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 윤리신학자들은 「뇌사 결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이냐」는 심각한 질문을 제기하며 「인간 존엄성이라는 인간 삶의 최고 가치가 상실되지 않을까」크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뇌사입법화 뿐만 아니라 우리 신앙인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안락사, 인간복제 문제 등으로 생명의 존엄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인간과 소의 세포결합」,「인간과 원숭이 합성」,「간, 뼈, 혈액 등 필요한 조직 선택 배양」과 같은 충격적인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이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윤리문제는 인류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때 지난 4일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 인권선언 50주년 회의는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회의는 「유전자의 인권 보호」를 주의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의 183개국 회원 대표들은 인류보존 - 인종차별 방지를 위해 생명공학에 대한 「보편적 윤리규약」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생명공학 분야의 과학적 업적에 대한 오용 및 남용 가능성에 대처할 국제적 협력방안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우리 신앙인들은 생명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 생명윤리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은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 통합된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교회는 이 사회에 인간생명의 보호를 위한 참된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참된 양심을 촉구하며, 책임감을 지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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