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가 제정한 제15회 자선주일을 맞이했다. 해마다 대림 제3주일을 기해 맞는 자선주일이지만 금년 자선주일이야말로 어느 때보다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각 복지시설마다 줄어든 손길로 인해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해 오고 있고 실직 가장들은 거리를 방황하며 노숙생활을 계속하고 있을 정도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것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향한 나눔의 손길이 겨울한파와 함께 꽁꽁 얼어붙었다는 지적이다. 어느 시설을 막론하고 지난해에 비해 도움의 손길이 크게 줄어 신규 시설입소를 원하는 사람들을 받아 주기는 커녕 시설 자체를 줄어 운영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우리 스스로 나눔을 실천할 수 없을 만큼 실직 등의 어려움에 처한 경우도 있겠지만 사회전반적인 분위기에 편승, 신앙인으로서 갖는 최소한의 의무인 자선의 의미를 소홀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우리는 자선활동이 단순히 불우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다는 인간적인 차원의 행동으로 받아 들이기보다는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앙인의 표지라고 배워왔다.
따라서 우리는 한 인간을 돕는다는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남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차원에 앞서 신앙인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의무로서 받아 들이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마태25, 40)」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정신을 따라 정신적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보배로운 신앙인의 자세이다.
자선은 풍족한 가운데서 넘치는 것을 나누는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자 믿음의 시작으로서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IM구제금융과 함께 찾아온 경제적 불황으로 누구 할 것 없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깨달아 실직당한 이웃들과 각 복지시설, 소년소녀가장, 노인가정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그 자체가 그리스도를 사는 길이 될 것이다. 모두가 고통당하고 있지만 그 고통을 십시일반으로 나눌 때 그 고통은 오히려 사랑을 가져다 줄수 있고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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