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명과 관련, 국내외에서 보도되고 있는 몇가지 사안들을 보면 「인간 생명 과연 이대로 좋은가 」하는 의문과 함께 생명윤리에 대한 기본적 규약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다시한번 얻게 된다.
열흘 간격으로 보도된 생명관련사건들은 미국에서 제기된 안락사적 과정의 공개방영, 수정난 복제 및 인간과 동물 세포의 합성과 간세포(幹細胞)양식문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보도된 뇌사인정 문제 등등이 그것이다.
우선 지난달 22일 미국의 TV방송 CBS를 통해 보도된 안락사 공개 방영은 현재 미국 가톨릭교회와 일부 유럽 교회공동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울러 미국의 과학자 리처드 시드에 의해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인간복제 문제는 인간의 생명을 인간이 조작할수 없다는 기본적 윤리의식의 파괴와 그로 인해 야기될 엄청난 부작용 문제 등이 역시 제기되고 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보도된 우리나라의 뇌사인정 문제는 물론 위 두가지 사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불법 장기매매가 성행하고 인간생명 수호에 대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속에서 보면 뇌사 인정문제는 당연히 우려의 시각이 나올수밖에 없다.
안락사의 위법 논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안락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불치 및 난치병 환자나 뇌사상태에 있는 환자 등이 이른바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말할 때 등장하는 용어다. 그러나 이 안락사는 그동안 인간의 생명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인위적으로 마감시킬 수 없다는 인간 존엄성의 논거를 바탕으로 교회와 인권단체로부터 인권단체로부터 지속적인 비판과 반발을 받아왔다.
바로 그같은 시점에서 미국 CBS방송의 안락사 중계방영은 인간 생명과 존엄성 문제에 대한 논란의 근거를 또다시 제시해준 것이다.
멀리 미국에서 방영된 안락사 문제가 강건너 불이 아닌 것은 우리의 유난한 생명경시 풍조가 큰 몫을 한다고 할수 있다. 2000년에 실시된다고 하는 뇌사 인정문제가 당연히 우리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앞서의 지적대로 지금 우리사회는 불법 장기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뇌사인정이라는 법적장치는 자칫 이같은 불법행위를 부추길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오용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인간복제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수정난 복제」와 더불어「인간과 동물의 세포 합성 」그리고 인간의 모든 장기의 세포 조직으로 분화시킬수 있는 「간세포양식 」등은 모두 생명윤리에 대한 강력한 의문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있다.
수정난 복제는 곧 인간 복제를 의미 한다고 한다. 불필요한 수정난의 폐기는 곧 생명의 폐기가 될수도 있다. 끔찍한 일이 아닐수 없다. 보다 오래 살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이 인간생명을 담보로 행해진다면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는 없을 것이다. 인간과 동물세포의 합성 문제야말로 논할 가치도 없는 넌센스다.
품위있게 죽고 싶다는 인간의 권리가 인간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또다른 선택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뇌사를 인정하든 안락사를 선택하든 그것이 장기이식을 위한 선택이 우선되어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인간생명을 위한 생명공학의 연구와 발전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존엄, 생명의 윤리를 존중하는 기초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뇌사인정이 정말 어렵고 안락사 역시 자유롭게 선택할 대상이 될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올해는 생명의 교서라 할수 있는 교황 바오로 6세의 「인간생명 」은 생명윤리에 대한 교회의 사명과 책임에 대한 엄숙 선언이자 물음이었다. 30주년을 보내는 지금 우리는 과연 회칙 「인간생명 」이 요구하는 생명수호의 의지를 얼마만큼 실현하며 살고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만일 우리가, 우리 인간이 인간생명 조작에 대한 지금의 사태들을 간과해 버린다면, 수태된 생명을 선별해서 사용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인간생명 그 존엄은 이 지구 그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그럴수는 없지 않겠는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