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敎會歷)으로 새 전례주년이 시작되는 대림절(待臨節)이 시작되었다. 대림시기는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때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을 준비하고, 재림할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다.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절을 기해 전국 교구장들이 발표한 사목교서는『복음화』를 추진하자고 일제히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교구가 2천년 대희년 준비의 마지막 해인 1999년도 사목목표로「복음화」를 천명한 것은 참으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복음화야말로 우리 교회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2천년 대희년을 1년 앞둔 성부의 해 대림절을 실직자들과 노숙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맞이하게 됐다. 그 어느때보다 이러한 사회현실이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교회의 우선적인 선택을 요청하고 있다. 교회가 2000년 동안 성장한 원동력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까이 서있는 그만큼 그리스도께로 회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대림절을 지내는 신자들이 지녀가져야 할 기본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대림시기는 이렇게 회개하라고 재촉하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에 응답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림시기는 그리스도의 재림까지 지속적인 대림시기를 살아야 하는 교회에 깊은 신학적 의미를 보여주는 전례시기이다. 먼저 구원 신비의 종말론적 차원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시간이 다 찼을 때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오실 것을 믿고 그것이 바로 창조의 완성임을 증언하는 것이 대림시기이다.
그리고 대림시기는 신앙인으로서 항상 지녀야 할 자세, 즉 희망에 찬 기다림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영성의 학교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전례는 신앙인들에게 구세주의 오심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깨어 기다리도록 강조한다.
무엇보다 대림시기는 회개의 시기이다. 주님께로 향하는 회개 없이는 그분의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삶을 정비하고 새롭게 주님께로 향하여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 대림시기의 영성인 것이다. 가깝게는 임박한 성탄을, 더 나아가서는 마지막 날에 오실 구세주를 만나 뵈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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