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오늘 11월 22일 그리스도왕 대축일부터 한주간동안은 한국교회가 설정한 제14회 성서주간이다. 2백주년 이듬해인 1985년부터 시행된 성서주간은 모든 이가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그 분을 만나뵈옵자는데에 그 설정 의미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성서말씀의 생활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성서의 생활화야 말로 이 시대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제안해본다. 한국교회는 지금 입교자의 감소와 냉담자 증가현상에다 본당의 대형화 문제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영성생활의 약화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바로 이같은 문제점의 근본원인으로 신자들의 성서와 교리지식이 부족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성서말씀의 생활화를 다시 한번 주창하고자 한다. 성서는 신자로서 지켜야 할 윤리적 규범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신학적 전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회당국은 『성서야말로 인생과 윤리 문제에 대한 판단의 척도를 제시하는 신앙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해야 할 것이다. 성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세상과 나의 구원에 연관을 맺는 소중한 생명의 책이다. 한국교회차원에서 성서말씀의 생활화 운동을 적극 펼치는 것으로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자고 거듭 제안해본다.
전세계 교회가 2천년 대희년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때 한국교회는 성서공부의 활성화로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신앙선조들은 오늘날과는 비길 수 없는 참담한 박해상황 속에서도 불굴의 믿음을 가지고 성서말씀을 곧이 듣고 익히고 살아가면서 한 부모이신 천주님에게서 난, 혈육보다도 가까운 형제로서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며 사셨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야 한다.
선조들에게 있어서 성서 말씀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대상이었다. 선조들은 성경 말씀을 깨닫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삶에서 체험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시대에는 신앙생활 따로 일상생활 따로 분리되는 현상이 적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서말씀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본당사목과 특수사목에 종사하는 사제들과 수도자들부터 끊임없이 출판되는 성서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각종 성서 연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성서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를 계속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또한 이들 일선사목자들은 자신들의 사목현장에 맞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성서지식을 스스로 획득하려고 노력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해본다. 교회 당국에서도 성서 강좌나 세미나를 통하여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기회를 수시로 제공해 줘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