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일까?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 같은 보석일까? 보석이 값비싼 이유가 희귀성 때문이라면 온 우주에 단 하나 뿐인 사람 「000」는 더 없이 귀한 존재인 것이다.
지구상의 58억 인류 중에 얼굴 모양이 똑같고 지문과 유전인자가 같은 사람은 없다.
태초부터 이제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이 태어났지만 모두 다르게 지어내신 능력이 바로 하느님의 창조의 신비라 할 것이다. 또한 인생은 꼭 한번 이 세상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산다. 그래서 일생(一生)을 산다고 하지 이생(二生)을 산다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고 쓸모가 있고 역할이 있는 대단히 중요한 존재인 것이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로운 것인가? 우주에 단 하나 뿐인 내가 이 세상에서 꼭 한번 살게 된다. 그러므로 하느님이 주신 생명(生命)에는 살라는(生) 명령(命令)인 것이다.
성경에서도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 (마태오 16, 26)라고 생명의 소중함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토록 귀한 인간을 살리시기 위해서 하느님은 거대한 태양에너지를 쉴 사이 없이 주시고 이 무거운 지구를 하루에 한바퀴씩 돌리고 계시며 먹을 것을 장만해 내시고 산소를 제조하시는 것이다. 바로 「나」를 행복하게 살게 하시고 「나」를 통하여 영광을 받고자 하심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허락 없이 사람의 생명이 중지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사람의 생명을 우습게 여겨가고 있다. 매일 엽기적 살인 사건, 존속 살해 사건, 집단 자살 사건, 사고 참사로 떼죽음을 하는데도 이제는 면역이 되어 혀를 차는 이조차 없기에 이르렀다. 왜 세상이 이렇게 사악해 지고 있는 것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범죄의 시작은 자식을 살해한 낙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겠다. 인구 억제, 정책이 성공한 나라요, 경제성장을 이룩하기도 하였지만 가족 계획이라는 미명으로 무분별하게 낙태시킨 죄값이 연쇄적으로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낙태는 먼저 인명 경시 풍조를 가져왔다.
자식을 살해한 부모는 평생 죄의식 속에 살게 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목숨쯤은 우습게 여길 수 있는 모진 마음이 생길 것이고 이 모진 마음이 사회에 번져 툭하면 자살이요, 살인에다 안전 불감증까지 가져왔다.
낙태를 집도하거나 시중든 사람, 약물을 만들고 취급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자기도 모르게 병들어갈 것은 자명하다.
다음에는 성도덕의 문란을 몰고 왔다. 손쉬운 낙태로 성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이혼율의 급증과 가정파괴를 가져오고 파괴한 가정에서는 사창가로, 향락업소로 몸을 던지는 사람을 많게 하고 그 속에서 태어난 일그러진 문제아가 세상을 어둡게 한다.
향락산업의 범람은 국민정신을 썩게 하고 과소비와 낭비 풍조의 만연은 도덕과 인륜, 그리고 자연까지도 파괴한다. 일류 대학에 동성연애학생이 판치고 「부부바꾸리」라는 희한한 모임까지 성행하며 매춘 인구 백만에 나이 어린 여중생이 사창가에 붐비는 사회로 타락하고 있다. 소년원에는 거의가 결손가정 아이들이고 학교에서 문제를 야기시키고 면학분위기를 해치며 선량한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도 그들이다.
기형아, 저능아가 날로 늘어나는 것도 낙태를 위하여 약물복용으로도 실패한 경우이거나 불량청소년들의 사생아가 많다는 것이다.
더욱 놀랄 일은 천주교 신자의 낙태율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교회가 낙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아니며 사형제도 폐지운동도 흐지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하게 된다. 폭력영화나 TV안보기 운동도 펴야 하겠고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세상 구원을 위한 교회의 활동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교회의 모든 홍보매체를 총동원하여 생명존중운동을 지속적으로 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 교회의 몫이 되어가고 있음을 깊이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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