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을 맞이했다. 순교자성월은 순교한 신앙선조들의 고귀한 삶을 묵상하고 우리의 신앙자세를 되돌아 보게 한다는 점에서 신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죽음을 당한 순교 성인 성녀들을 공경하고 그 행적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지내오며 순교신심을 고양해 왔다. 이처럼 순교자성월을 지내는 참뜻은 순교자들이 목숨바쳐 피로써 지키고 가꾸어 물려준 그 신앙을 되살려 우리가 삶속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자는데 있다. 사실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인정하는 것처럼 순교자들이 흘린 피의 터전위에 설립됐다. 그런만큼 순교자들이 흘린피는 우리의 신앙을 있게한 중요한 뿌리요 저력이며 교회를 지탱하고 일으켜온 힘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자들은 해마다 맞는 순교자성월이라고 해서 너무 습관적이고 형식적으로 순교자성월을 맞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언제나 순교할 준비를 갖추고 살아야 (교회헌장 42조)하지만 과연 우리는 주어진 삶속에서 매일매일을 또 순간순간을 순교의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아쉬움이다.
목숨을 바쳐 순교한 신앙선조들을 본받자고 강조하고 또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세상사는 일에 있어서는 별반 구별되지 않는 삶을 산다면 그야말로 그 삶은 신앙인 다운삶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순교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하고 그 성찰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신앙은 결단이며 회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순교정신을 사는 길은 신앙을 행동으로 증거하는 삶을 의미한다.
실직으로 고통받고 있는 실직당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굶주림으로 목숨까지 위태로운 북녘형제에 대한 사랑, 수해를 입어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은 이웃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순교자성월을 사는 바람직한 신앙인의 자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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